방신봉(40)과 하경민(33)으로 구성된 베테랑 센터진이 한국전력을 플레이오프 문턱으로 인도했다.

한국전력은 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2(23-25, 23-25, 27-25, 25-21, 15-13) 역전승을 거뒀다.

승점 61점이 된 한국전력(22승11패)은 4위 대한항공(16승17패·승점 49)과의 격차를 12점으로 벌리며 사실상 3강 싸움에 마침표를 찍었다. 남은 세 경기에서 승점 1점만 챙기면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다.

한국전력은 초반 두 세트를 내리 빼앗겼다. 3세트마저 17-22까지 끌려가며 그대로 무너지는 듯 했다.

패색이 짙던 순간 베테랑 방신봉이 반전을 만들었다. 방신봉은 25-25로 맞선 듀스에서 속공에 이은 블로킹으로 세트를 정리했다. 방신봉의 최종 득점은 6점에 불과했지만 3세트 막판 2점은 어떤 점수보다 값졌다.

방신봉은 "경민이와 (최)석기 중 한 명이 안 되면 대타로 들어가서 하는 역할"이라면서 "감독님이 3세트 때 들어가라고 하셔서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아직 플레이오프 확정이 안 됐으니 (승점) 1점이라도 따자고 생각했는데 경기가 잘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경민은 5세트 모두 뛰며 11점을 올렸다. 블로킹을 무려 7개나 솎아내면서 현대캐피탈의 예봉을 차단했다.

한국전력이 플레이오프 복귀에 바짝 다가선 사이, 상대팀인 현대캐피탈은 프로 출범 후 처음 포스트시즌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한때 현대캐피탈에 몸담았던 두 선수의 감정은 조금 복잡한 듯 했다.

하경민은 "현대캐피탈이 물론 적이지만 나쁜 기억은 하나도 없다. 한국전력에 와서 현대캐피탈에 처음 졌을 때 실력 차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전력에서 현대캐피탈을 이기고 올라가는 날이 올까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왔다"고 전했다.

만년 꼴찌에서 강호로 변신한 한국전력은 포스트시즌에서 이변을 준비한다. 첫 관문에서 만날 상대는 OK저축은행이 될 공산이 크다.

"이번에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는 방신봉은 "작년에 용병 때문에 힘들었는데 그때 적금을 지금 타는 것 같다. 모처럼 플레이오프에 올라갔으니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결승에 올라가보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발리볼코리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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