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탈환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만 했던 경기였다. 그러기에 여운은 더욱 진하게 남았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자칫 시즌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이날의 패배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김 감독은 1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1-3(22-25, 17-25, 26-24, 21-25)으로 패한 뒤 "오늘 시합은 내가 망쳤다"고 자책했다.
김 감독이 밝힌 첫 번째 실수는 1세트 20-20에서 나왔다. 김 감독은 승부처에서 산체스를 빼고 세터 강민웅을 투입했다. 직전에는 세터 황승빈 대신 김학민을 넣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잘 따라가던 대한항공은 1세트를 22-25로 빼앗겼다.
김 감독은 "산체스가 후위로 갔을 때 공격이 잘 안 되길래 학민이와 민웅이를 넣어 전위에 3명을 만들려고 했다"면서 "연습 때 학민이를 라이트로 쓰라고 했는데 (민웅이가) 레프트로 쓰는 바람에 엇박자가 났다"고 곱씹었다.
김 감독은 4세트 중반 항의 장면을 두 번째 실수로 꼽았다.
김 감독은 4세트 11-12에서 최재효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았다. 앞서 아웃 판정을 받은 김학민의 후위 공격이 터치 아웃이라고 주장했지만 주심은 단호했다. 레드카드를 받으면 상대팀이 1점을 얻는다. 승부처에서는 중요한 점수다.
김 감독은 "내가 흥분을 하는 바람에 선수들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미안해했다.
다만 김 감독은 레드카드까지 받게 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내가 잘못 봤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항의를 심하게 한 것도 아니었다. 터치 아웃이 아니냐고 물어봤을 뿐인데…"라며 말끝을 흐린 김 감독은 "흐름이 거기에서 끊긴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패배로 14승14패(승점 43)이 된 4위 대한항공은 포스트시즌행 마지노선을 지키고 있는 3위 한국전력(18승10패 승점 50)과의 격차가 7점으로 벌어졌다.
멀어진 3위보다 더 큰 문제는 부상자들의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다. 특히 외국인 선수 마이클 산체스의 허리 통증은 김 감독의 머릿 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김 감독은 "허리 통증은 많이 사라졌는데 선수가 불안해한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80%까지 힘을 내려고 하더라"면서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니 끝까지 해보겠다. 산체스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테니 이야기를 하면서 잘해보겠다"고 말했다.【발리볼코리아/뉴시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문의 volleyballkore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