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볼코리아(수원)=장도영 기자】1990년대 초중반 한국대학배구는 프로 못지않은 경기력으로 섬세하고도 박진감 넘치는 훌륭한 경기를 펼치며 수많은 배구팬들에게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특히, 당시 양대 산맥이라 불리던 한양대의 김세진(라이트)과 성균관대의 신진식(레프트)의 맹활약이 더욱 빛을 발휘하며 이목을 끌었다.

김세진은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높은 타점과 빠른 스윙을 이용한 파워풀하고도 정교한 공격을 선보이며, 신진식은 본인 특유의 백스윙 폼을 이용해 탁월한 기교로 코트 구석구석에 공을 내리 꽂으며 지켜보는 관중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삼성화재 라이트 김세진, 레프트 신진식(위쪽), 경기대 정동근, 인하대 나경복(아래쪽).<자료사진>

90년대 초중반에는 김세진과 신진식이 양대 산맥을 이뤘다면 현재 대학배구에서는 인하대 나경복(레프트)과 경기대 정동근(라이트)이 눈부신 활약을 선보이며 대체자로 주목받고 있다.

나경복은 유년기 시절부터 나이에 맞지 않는 큰 신장을 보유하며, 수많은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각광받는 유망주였지만, 기대 이하에 실력을 선보이며 그저 그런 무난한 선수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힘이 붙고 기술을 몸에 익히면서 무서운 기세로 성장해나갔고, 유스와 청소년 대표 팀으로 선발된 후, 국제대회에서 해외 선수들과의 경기에서도 밀리지 않고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맹활약을 펼치며, 현재 대학배구 레프트 포지션 최강자이자 앞으로 대한민국 남자배구를 이끌어갈 선수로 수많은 배구 팬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반면, 정동근은 나경복과 다르게 유년기 시절 작은 신장과 무난한 실력을 보유하며,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평범한 선수였다.

하지만 중학교 때부터 작았던 키가 갑자기 쑥쑥 자랐고, 어릴 때부터 배구를 시작해서 그런지 실력도 남들과 다르게 단기간에 빠르게 향상돼 영향력 있는 선수로 자리를 잡아갔다.

또한, 고등학교 3학년과 대학교 1학년 때는 유스로 대학교 2학년 때는 청소년 대표 팀으로 발탁되며 ,국제대회에 출전하게 되었고 주장과 더불어 팀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성품과 실력 두 가지 모두 잡은 훌륭한 선수로 성장했다.

특히, 김세진 이후 뚜렷한 토종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가 없었는데, 정동근이 앞으로 그 역할을 해내고 해줄 것이라 감히 예상된다.

나경복과 정동근은 유스와 청소년 대표 팀에 모두 발탁됐지만 함께 국제대회에 출전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작년에 펼쳐진 2014 현대라이프컵 국제대학배구대회에서 처음으로 같이 대표 팀으로 선발됐고, 그 대회에서 해외 팀을 맞아 중요한 순간마다 좌우쌍포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며 다소 아쉽지만 준우승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국내.국제대회 상관할 것 없이 맹활약을 펼치며 실력과 인성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훌륭한 선수로 성장해나가고 있는 現(현) 대학배구 양대 산맥인 나경복과 정동근, 도대체 그들은 누구인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가 보도록 하자.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 경기대 정동근, 인하대 나경복(자료사진).

Q.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A.나경복: 안녕하세요. 인하대에서 레프트를 맡고 있는 나경복입니다.

A.정동근: 안녕하세요. 경기대에서 라이트를 맡고 있는 정동근입니다.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 삼성화재 라이트 김세진, 레프트 신진식이 선수시절 경기하는 모습.<자료사진>.

Q.두 선수에게 過去(과거) 김세진과 신진식을 이을 現(현) 대학배구 양대 산맥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A.나경복: 그런 대단한 명칭을 붙여주신 것은 정말 감사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 명칭에 훼손이 가지 않도록 앞으로 더 매사 최선을 다하고 노력해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A.정동근: 나도 경복이와 같은 생각이다. 그런 명칭을 붙여주신 것을 정말 감사하다. 하지만 실력으로만 봐도 스스로 부족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준비해 시즌 때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드리고 싶다.

Q.수많은 배구 관계자와 팬들이 두 선수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요?

A.나경복: 기분은 좋지만 그만큼 심리적으로 다가오는 부담감도 배가된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담이라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앞선 질문에도 말했지만 코트장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이 관계자와 팬 분들에게 드리는 최고의 보답이자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A.정동근: 성원을 보내주시는 것은 정말 감사드리지만 부담감도 만만치 않게 커져간다. 하지만 훌륭한 선수라면 잘 극복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계자와 팬 분들이 기대하시는 만큼 시즌 때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준비하겠다.

Q.두 선수가 사적으로도 굉장히 친하다고 들었다. 언제부터 가까워졌는가?

A.나경복/정동근: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지만 그때는 별로 친하진 않았다. 하지만 고등학교 이후부터 부쩍 친해졌고, 작년 현대라이프컵 국제대학배구대회 대표 팀으로 함께 선발되며 더욱 가까워졌다. 당시 동기가 둘밖에 없어서 그런지 대화도 많이 하고 서로 의지했던 것이 단기간에 가까워질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다.

Q.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나경복: 초등학교 3학년 때 평소와 똑같이 수업을 듣고 있는데, 당시 배구부 감독님께서 교실로 들어오시더니 다짜고짜 배구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셨다. 아마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신장이 커서 그랬던 것 같다. 공부보단 활동적인 것을 좋아했던 나였기 때문에 흔쾌히 수락했고, 그때 시작했던 배구를 지금까지 하고 있다.

A.정동근: 사실 초등학교 때 배구가 아닌 농구를 정말 좋아했다. 집에서 TV로 경기를 매번 챙겨 볼 정도로 광팬이었다. 그래서 교내 농구부에 들어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CA활동 선정 때 담임선생님께서 농구부 감독님은 무섭다고 배구부에 들어가라고 권유해주셨다. 농구를 더 좋아했던 나는 처음엔 싫다고 이야기했지만 부모님의 설득과 배구부 감독님의 지극정성 노력으로 배구를 시작하게 됐다. 그때 배구부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지금 농구를 하고 있었을 것 같다(웃음).

Q.배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A.나경복: 고등학교 2학년 종별 선수권대회 8강전 벌교제일고와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순천제일고였던 우리와 상대팀은 사실상 지역대결이라는 라이벌 매치 구도가 있어서 그런지 정말 한치에 양보 없는 혈투를 펼쳤다.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온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한 것 때문에도 기억에 남지만, 그 경기에서 혼자 100개가 넘는 공을 때렸고 63득점이라는 믿기지 않는 득점을 기록해서 그런지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다.

A.정동근: 고등학교 3학년 경기도 평가전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우리 팀이 창단 된지 몇 년 안 된 팀이라 감독 코치님을 비롯해 선수들 모두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를 전혀 안 하고 있었다. 하지만 꾸준한 연습과 노력 때문인지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결국 우승이란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우승한 것도 기뻤지만 창단 후 첫 전국체전 티켓을 따낸 것이 개인적으로 더 뿌듯했다. 그때 그 행복감과 몸소 느꼈던 희열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고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Q.배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A.나경복/정동근: 딱히 에피소드라고 말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없는 것 같다. 앞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유년기와 청년기 시절 어떠한 훈련을 통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게 됐는가?

A.나경복: 중학교 때까지는 그저 그런 평범한 선수였지만, 고등학교 입학 이후 당시 우리 팀 감독님께서 나를 1대 1로 잡고 훈련을 시켜주셨다. 훈련량이 그때까지 했던 것과 다르게 많아져서 실력이 향상될 수밖에 없었고, 감독님께서 내가 부족한 부분을 하나하나 다 세심하게 가르쳐주셨던 것이 좋은 밑바탕이 되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A.정동근: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기숙사 생활을 하며 운동에 매진했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인 것 같다. 특히 본 운동이 끝나고 부족한 부분을 체크해 야간에 개인 훈련을 했었는데 그 시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단체 훈련보다 개인 훈련 때 집중도 더 잘되고 실력도 빨리 향상되는 것은 모든 스포츠 선수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나는 선수 생명이 끝날 때까지 개인 훈련을 하루 일상에서 절대 빼지 않을 것이다.

Q.서로의 장단점을 말한다면?

A.나경복: 동근이는 빠른 스윙과 탁월한 기교가 장점이다. 내게 없는 부분이여서 그런지 더욱 닮고 싶고 내 기술로 만들고 싶다. 반대로 가끔씩 너무 기교로만 공격을 때리려고 해서 그런지 범실이 많이 나오는 것이 단점이다. 이점만 잘 보완한다면 지금보다 더 무서운 왼손잡이 대표 토종 거포로 성장할 것 같다. 또한 저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경기에 출전해서 그런지 경기 운영력 또한 뛰어나다. 코트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 가끔 주장 아닌 주장의 모습을 보이며 팀을 이끌어 가는 것이 보일 때가 종종 있다.

A.정동근: 경복이는 대학배구를 알고 있는 팬이라면 모두 다 알듯이 어펜스와 디펜스에서 부족한 부분 없이 모두 다 강하다. 구체적으로 가장 기본적인 서브, 블로킹, 공격, 수비 2단 토스 등 빈틈이 없는 선수다. 특히 공격을 할 때 타점과 미팅 감각이 너무 좋아 공격 사인을 미리 알고 블로킹을 떠도 잡을 수가 없는 게 경복이의 공격이다(웃음). 정말 단점을 꼭 꼽아야 한다면 팀에서 공격 점유율이 높다 보니까 리시브에 신경을 잘 못 쓴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이점만 보완한다면 경복이는 정말 대한민국을 대표 할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감히 예상된다.

Q.서로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가?

A.나경복/정동근: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기보단 서로 다른 팀 소속이지만 함께 성장해나가야 할 소중한 동료라고 생각한다. 배구로선 서로 부족한 부분을 따끔하게 알려주고 자신의 장점을 서로에게 가르쳐주는 스승과 같은 존재, 사적으로는 힘들 때마다 편하게 기댈 수 있는 둘도 없는 평생지기로 지내고 싶다.

Q.앞으로의 목표와 꿈은 무엇인가?

A.나경복: 현실적인 목표는 올 시즌 때 부상 없이 매 경기마다 맹활약을 펼쳐 팀이 전관왕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고, 프로에서 오랫동안 코트장을 누비는 선수가 되는 것과 태극마크를 달고 금빛 나는 메달을 따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다. 이러한 목표와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매사 최선을 다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A.정동근: 현실적인 목표는 작년에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기 때문에 올 시즌에는 꼭 좋은 성적으로 최강 경기대의 명성을 다시 되찾아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더 책임감 있게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꿈은 모든 선수들이 같은 마음이겠지만 사람들에게 배구하면 정동근이 생각날 수 있도록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 또 배구계에서 정동근 하면 정말 잘했던 선수,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즉, 인정받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Q.서로에게 한마디 부탁한다면?

A.나경복: 양대 산맥이라는 명칭이 붙은 만큼 그 명칭이 훼손되지 않도록 매 경기마다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자. 또 수많은 배구 관계자와 팬 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매사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항상 부상 조심해서 시즌 끝날 때까지 다치지 말고 최고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활약 함께 펼쳐나가자 동근아. 우리 둘 다 파이팅!

A.정동근: 이제 곧 2015년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컨디션 조절 잘해서 시즌 첫 경기부터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부상 없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기대한다고 해서 부담 가지지 말고 우리가 노력한 것만 코트장에서 원 없이 펼치고 나오자. 코트장 밖에서는 둘도 없는 친구지만 안에서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를 보여주자 경복아. 항상 응원한다. 우리 둘 다 힘내자!

Q.대학배구를 사랑하고 두 선수를 응원하는 수많은 배구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면?

A.나경복: 항상 대학배구에 많은 성원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만큼 시즌 때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드릴 테니 앞으로도 체육관 많이 찾아와주시고, 대학배구와 저희 둘에게도 더욱 뜨거운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A.정동근: 드디어 두 달 뒤면 2015 대학배구 시즌이 시작됩니다. 작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동계훈련 때 열심히 노력했으니 많은 팬 분들의 더욱 높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또 대학배구에도 저희 둘에게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두 달 뒤면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학배구 시즌이 돌아온다. 작년과는 다르게 새로운 선수들과 전략을 가지고 나오는 팀들이 있는 만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경기들이 많이 펼쳐지며 좀 더 풍요롭고 풍성한 대학배구가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프로와는 다르게 섬세하고도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이 강점인 대학배구, 올 시즌에는 어떤 팀과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또 過去(과거) 김세진과 신진식을 이을 現(현) 대학배구 양대 산맥인 나경복과 정동근이 어떤 활약을 펼쳐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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