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지만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2연승에도 고삐 당긴 신치용 감독

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지만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빈틈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일 정도다. 오히려 몇몇 선수들의 부진한 경기력에 쓴소리를 날렸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이야기다.

▲ 삼성화재 신치용감독.

삼성화재는 26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대한항공에 3-1(18-25, 25-22, 25-23, 25-22) 역전승을 거뒀다.

안방에서 2연승을 쓸어 담은 삼성화재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추가해도 6시즌 연속 정상에 오르게 된다. 역대 V-리그 챔프전에서 우승에 1승을 남긴 팀이 시리즈를 내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분위기를 보나, 기록을 보나 삼성화재가 올 시즌 우승에 근접한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신 감독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부진한 경기력을 복기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신 감독은 "우리가 너무 마음이 앞섰고 바빴다. 쉽게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그 때마다 선택을 잘못했거나 범실이 나와 어렵게 갔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 삼성화재 유광우.

신 감독이 가장 불만을 드러낸 대목은 세터 유광우의 토스였다. 평소보다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면서 공격수들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광우의 토스가 빠르지 않았다. 공격수가 스파이크를 하려고 들어오면 기다려야 했다. 레오의 공격은 바운드가 많이 됐는데 광우의 토스에 스피드가 없어서 레오가 공격 리듬을 잃었다. 이겨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고참 선수들도 따끔한 질책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신 감독은 "석진욱은 두 번째 동작에서 실수가 많았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 움직이는 것에 조심을 많이 한다. 오늘 이상하게 선수끼리 겹치는 장면이 많았는데 여오현이나 석진욱의 템포가 늦어서 그랬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광우와 석진욱은 현재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석진욱은 이날 1세트 초반 마틴과 충돌해 잠시 벤치로 물러나기도 했다. 누구보다 선수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이가 신 감독이다.

▲ 삼성화재 선수들.

이날 경기 후 신 감독의 발언은 조금이라도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지 말자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신 감독은 1차전이 끝난 뒤 고참 선수들과 티타임을 갖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은 선수들은 감독과 호흡이 잘 맞았다. 감독의 의지를 모를 리 없었다. 고희진은 "1차전이 끝나고 혼이 가장 많이 났다. 컨디션이 안 좋은데 표정도 어둡다고 하시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이것뿐이 안 되나'라며 반성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고희진은 "감독님께서 겸손하게 우리 플레이만 하자고 하셨다. 외부의 평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감독님의 조언을 마음에 담고 실행하고 있다. 내가 실력이 없기에 감독님을 믿고 따라야 잘 될 수 있다. 그 정도로 신뢰가 강하다"고 웃었다.【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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