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진 감독의 '독설'에 OK저축은행 선수들이 화들짝 놀랐다. 긍정적인 놀람은 최상의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OK저축은행은 1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4라운드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3-0(25-22, 25-21, 25-23) 완승을 거뒀다.

앞선 세 차례 격돌에서 이기기는 했지만 매번 풀세트를 거쳐야 했던 OK저축은행은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운영 속에 승점 3점을 손에 넣었다.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OK저축은행 이민규, 김세진 감독.(2014-자료사진).

김 감독은 최근 인터뷰 때마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의 불만 표출은 숙소에서도 이어졌다. 팀의 주축인 송희채와 송명근, 이민규는 김 감독에게 붙잡혀 "건방진 배구를 하고 있다"는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김 감독은 "많이 혼내기보다는 선수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선수들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지도법을 택했다. 김 감독은 이런 방법을 택하게 된 배경에는 선수로 뛸 때 자신의 승부욕을 일깨워 준 신치용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신치용 감독의 말이 얼마나 센지 모르실거다. 정수리가 부글부글 끓는다"고 웃은 김 감독은 "그런데 그런 말을 들으면 자존심이 상해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고 전했다.

최근 김 감독의 집중 타깃이 됐던 이민규는 독설의 긍정적 효과를 인정했다.

이민규는 "감독님은 말에 뼈가 있다. 아주 단순하게 말해주신다. 그냥 '진짜 못한다'고 말씀하시는 식"이라고 코트 밖에서의 김 감독을 소개했다.

이어 이민규는 "그런 말들은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말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에 따라 좋은 선수가 되느냐 여부가 갈리는 것 같다. 선수가 혼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민규는 이날 독설의 기운을 얻어서인지 안정적인 플레이로 팀의 완승에 기여했다. 경기가 안 풀릴 때면 벤치로 물러나기도 했던 이민규이지만 이날은 교체 없이 세 세트를 홀로 소화했다.

이민규는 "모두 소화했으니 엄청 못하지는 않은 것 같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팀에 폐를 끼치지는 않아 다행"이라고 웃었다.

이날 승리로 17승6패(승점46)가 된 OK저축은행은 3위 대한항공(12승10패, 승점37)과의 승점차를 9점으로 늘리면서 2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김 감독은 "아직 13경기나 남았다. 다 지면 내 계산법으로는 5위다. 최악을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면서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발리볼코리아/뉴시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문의 volleyballkorea@hanmail.net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pyright © VolleyballKorea.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