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볼코리아/뉴시스=온라인 뉴스팀】 "주공격수 3명을 데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여자 배구 IBK기업은행의 이정철(54)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확실한 공격수 3명을 보유하고도 마음처럼 운용을 못한다며 시원하게 웃지 못했다.

이정철 감독이 이끈 IBK기업은행은 25일 오후 4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3-0(25-19, 35-33, 26-24)으로 이겼다.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IBK기업은행 이정철감독.(2014.12.17-자료사진).

2연승을 달린 IBK기업은행은 현대건설을 끌어내리고 1위를 탈환했다.

하지만 세트별 점수가 말해주듯 내용적으로 완벽한 경기는 아니었다. 1세트를 가볍게 따낸 IBK기업은행은 2~3세트 고전 끝에 간신히 미소지을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3세트는 19-24로 뒤진 상황을 극복하고 막판 대역전극에 성공했다. 유희옥의 블로킹 2방을 신호탄으로 외국인 선수 데스티니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경기를 3세트에서 마무리했다.

이정철 감독은 "3라운드를 마치며 올시즌 반환점을 도는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낸 것에 솔직히 만족한다"면서 "다만 우리 페이스로 경기를 잘 끌어나가다가 2세트 후반에 방심한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런 상황이 또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겠다"고 평가했다.

이날 IBK기업은행은 데스티니~김희진~박정아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가 제대로 가동해 승리를 챙겼다. 데스티니와 김희진이 각각 28득점과 20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박정아가 13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반면, 외국인 선수 조이스 혼자서 42점을 낸 KGC인삼공사가 웃지 못한 것은 나머지 선수들의 지원을 받지 못한 탓이 크다. 백목화와 이연주 둘 중에 한 명만 받쳐줘도 KGC인삼공사가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그러나 백목화는 6점, 이연주는 3점에 그쳤다.

이러한 면을 살펴볼 때 IBK기업은행은 남부러울 것이 없는 팀이다. 해결사 몫을 해주는 외국인 선수 데스티니에 국가대표 출신 김희진, 박정아라는 걸출한 공격수를 모두 갖췄다.

이날 1세트를 6점 차로 크게 이긴 것도 3명 모두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활약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2세트 후반부터 3명의 호흡이 어긋나기 시작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KGC인삼공사에 주도권을 내줬다.

이정철 감독은 이런 상황을 두고 "희한하다"고 표현했다. 욕심처럼 완벽한 경기를 할 수 없는 데에 따른 아쉬움이었다.

그는 "박정아는 1세트 때 좋다가도 갈수록 가라 앉았다. 데스티니도 초반에는 좋았지만 공격이 식다보니 잘 안됐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3명이 다 같이 공격을 나눠하면 체력안배도 되고 공격 패턴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는데 마음처럼 안된다"면서 "순간 안일하게 대처하다보니 무너진다. 3~4점을 내준 상황에서 다시 공격하려고 해도 이미 리듬이 끊어져 힘든 상황이 반복되곤 한다"며 아쉬워 했다.

선수들도 감독의 이 같은 지적에 공감했다.

김희진은 "3명 모두 팀의 주공격수라 생각하니 본인이 해결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위축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정아는 "주공격수가 많다는 것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내가 안됐을 때는 (김)희진이나 데스티니가 알아서 잘 해줄 것이라고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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