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볼코리아/뉴시스=안산】'돌풍의 팀' OK저축은행을 3연패 늪에서 구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는 시몬도 송명근도 아닌 센터 김규민이었다.

OK저축은행은 10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3세트까지 세트 스코어 1-2로 뒤졌다.

4세트를 잡은 OK저축은행은 5세트 10-10의 살얼음판 승부를 지속해야했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4연패는 물론 7경기 만에 안방 첫 패배를 당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였다.

▲ 【발리볼코리아(안산)=김경수 기자】OK저축은행 센터 김규민.(2014.11-자료사진)

박빙의 순간 김규민이 히어로가 됐다. 김규민은 11-10에서 곽승석의 시간차를 블로킹으로 떨어뜨렸다. 대한항공 세터 황승빈의 속임수 동작에 속지 않고 정확히 길목을 지켰다.

김규민의 원맨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규민은 마이클 산체스의 오픈 공격을 두 차례나 막아냈다. 11-10은 순식간에 14-10으로 바뀌었고 OK저축은행은 곽승석의 서브 범실 덕택에 길었던 승부를 해피엔딩으로 장식했다.

김규민의 이날 득점은 13점. 이중 블로킹은 무려 7개나 됐다. 블로킹 7개는 개인 최다 기록이다.

경기 후 김규민은 "경기가 5세트에 가면서 대한항공은 어쩔 수 없이 마이클에게 공을 올릴 것으로 생각했다. 미팅 때 막자고 이야기를 했다. 감독님이 그 부분에 대한 주문을 해주셔서 대비했던 것이 맞아 떨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OK저축은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외국인 선수 시몬의 합류와 송명근, 송희채 등의 기량 향상으로 알짜배기 전력을 갖췄다. 하지만 김규민, 한상길, 박원빈 등으로 구성된 센터진만큼은 아직 미완성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세진 감독이 입버릇처럼 "우리 팀은 가운데(센터진)가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센터들의 블로킹이 많이 부족한데 팀원들이 괜찮다고 해주고 코치님들도 가르쳐주신다"면서 에둘러 고마움을 표현한 김규민은 "아직 많이 남았다. 더 보여줄 수 있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3연패 사슬을 끊어낸 OK저축은행은 9승5패(승점 25)로 3위를 유지했다. 안방 무패라는 기분 좋은 기록까지 이어간 선수들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 앞에서 화끈한 춤사위로 기쁨을 만끽했다.

김규민은 "지난해 8연패를 당했지만 계속 승리를 하다가 져서 그런지 지금 3연패가 더 힘들었다"면서 "다음 경기가 삼성화재인데 레오가 공을 많이 때리니 맞춰서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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