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KEPCO의 신춘삼(57)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남자프로배구 KEPCO의 신춘삼(57)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 KEPCO 신춘삼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면서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사진=김경수기자 welcomephoto@hanmail.net>

남자프로배구 KEPCO의 신춘삼(57)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음력설인 지난 10일이었다. 1승21패라는 최악의 성적도 모자라 19연패의 늪에 빠졌으니 표면적인 경질 사유는 충분했다.

신 감독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KEPCO의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KEPCO는 2010~2011시즌이 끝난 뒤 홍익대(1990~1999년), 한양대(2001~2004년) 감독을 거치면서 조직력 배구로 정평이 난 신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팀장을 맡아 프로 배구에 대한 감각을 익힌 신 감독은 KEPCO를 빠른 속도로 바꿔놨다.

만년 하위팀으로 분류되던 KEPCO는 신 감독과 만난 2011~2012시즌 지각변동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한층 단단해진 KEPCO는 기존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익숙하지 않았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많은 이들이 의문부호를 달았던 안젤코 추크의 영입도 성공적이었다.

잘 나가던 KEPCO에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은 지난해 2월이었다. KEPCO는 V-리그 사상 초유 승부조작 사건의 직격탄을 맞았다.

KEPCO는 당시 신인왕 출신 2명을 포함해 총 4명의 주전급 선수를 잃었다. 모두 수년 간 최하위권을 맴돌며 어렵게 수집한 선수들이었다. 이들의 이탈로 강호 대열에 올라서겠다던 꿈은 최소 5년 이상 후퇴했다.

벌어놓은 승수 덕에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KEPCO는 2012~2013시즌 개막과 동시에 추락을 거듭했다. 모두의 예상대로였다.

구단은 주전 대부분이 빠진 상황에서도 투자에 인색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은 먼 발치에서 지켜봤다. 트레이드를 통해 장광균과 신경수를 데려온 것이 전부였다.

대부분 처음 주전으로 투입된 선수들은 다른 팀 선수들과의 전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미 신 감독이 뭔가 하기에는 팀이 너무나도 망가진 상황이었다.

KEPCO는 "최근 계속된 연패의 책임이 전적으로 신춘삼 감독에게 있지는 않지만 더 이상 배구팬과 KEPCO 직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드릴 수 없어 불가피하게 시즌 중 감독 경질이라는 카드를 꺼내게 됐다"고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신 감독은 KOVO 경기운영팀장 시절 배구계의 숨겨진 인재로 꼽혔다. 그는 "모든 노하우를 쏟아 붓겠다"는 야심찬 각오로 KEPCO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부임 첫 해에는 성적으로 지도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그는 계약기간을 채우지도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그 배경에는 1년 전 승부조작 사건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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