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 찬성했던 대의원도 동참..."5개월 '식물 협회' 최악의 사태, 더 이상 안돼"

▲ 【발리볼코리아닷컴=김경수기자】대한민국배구협회 서병문회장(왼쪽)과 비상대책위원회 홍병익 위원장(오른쪽).2017.05.18.

대한민국배구협회(이하 배구협회) 산하 7개 시도배구협회 및 전국규모연맹체 회장들이 18일 '비대위 전원 사퇴와 서병문 회장 복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공개 발표했다.

7개 산하 단체 회장들은 현 배구협회 대의원총회의 대의원이기도 하다. 대의원총회는 산하 17개 시도배구협회와 6개 전국규모연맹체의 회장만 대의원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다.

이번 성명 발표에는 지난해 12월 29일 대의원총회에서 제38대 서병문 회장 및 임원 전원 해임 결의에 찬성했던 세종특별자치시배구협회 회장까지 동참해 파장이 예상된다.

성명서는 김영석 경북배구협회 회장이 대표 낭독했다. 대의원들은 향후 추가 대의원 성명 발표를 포함, 배구계 전반으로 동참 여론을 확산시켜 나갈 예정이다.

성명에 동참한 대의원들은 지난해 말 취임 2개월밖에 안된 신임 집행부를 전원 해임한 결과, 이후 5개월 동안 배구협회가 사실상 '식물 협회'로 전락하는 등 심각한 사태가 발생하자 더 이상 방관만 할 수 없다며 적극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규정에도 없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가 장기간 지속되는 문제점과 일부 비대위원의 독단적 행태에 대해서도 좌시하지 않기로 했다. 비대위는 해임을 주도했던 대의원들이 임시적으로 협회 운영을 위해 결성한 임의 기구이다.

성명에 동참한 대의원들은 현재 비대위원 1~2명이 협회 운영을 좌지우지하면서 많은 잡음과 비민주적 행태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최근 대한체육회마저 배구협회에 '항고심 판결 전 후임 회장 선거 불가'를 통보하면서 장기간 행정 공백이 우려되는 데다, 국가대표팀 지원과 재정 확충 등 시급한 현안들이 날로 악화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에 따라 현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서는 서 회장이 하루 속히 복귀해 원래 계획했던 행정·재정적 문제들을 풀어가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의원들은 항고심 재판부에게 서 회장이 제기한 '해임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조속히 받아들여줄 것을 호소했다.

아래는 18일 발표한 7개 산하 단체 회장(대의원) 성명서 전문이다.

[배구협회 대의원 성명서]

우리 대한민국배구협회 산하 단체의 회장(대의원)들은 협회가 4개월이 넘도록 사실상 식물 상태로 전락한 참담한 상황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입장을 공개 표명한다.

<1> 지난해 12월 29일 일부 대의원들이 서병문 제38대 회장과 임원 전원을 해임한 이후 4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최근 대한체육회는 협회에 서 회장이 제기한 항고심 판결 이전에는 후임 회장 선거와 기본재산 처리 등을 해서는 안된다는 통보까지 했다. 결국 회장 공백에 따른 사실상 식물 협회 상태가 기약 없이 지속될 위기에 처했다. 이는 누구도 원치 않았던 최악의 사태이다.

<2> 해임을 주도했던 대의원들은 규정 어디에도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임의 기구를 만들어 협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서병문 회장보다 나은 재정 확충 능력이나 비전을 보여주기는커녕 상황은 더 악화됐다.

<3>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대의원(이하 비대위원)들은 서 회장의 공약에 대한 불신, 일부 임원 인사 잘못 때문에 해임를 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해임 결의 이후 4개월 동안 보여준 행태들을 보면, 이는 여론몰이를 위해 사실관계를 왜곡한 선전선동일 뿐, 실상은 협회 권력 장악을 위한 파벌 다툼의 일환이었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4> 비대위원들은 배구협회 역사상 최초로 전국적이고 다양한 배구계 인사들이 참여한 '회장선출기구'를 통해 뽑힌 회장을 취임 2개월밖에 안된 상황에서 일도 시작해보기 전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해임을 몰아붙였다. 이후 협회가 4개월이 넘도록 식물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양심의 가책이나 책임 의식도 없는 무능·무책임을 노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현 비대위원들의 전원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

<5> 올해 한국 배구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남·녀 동반 출전을 좌우할 중요한 국제대회들을 잇달아 앞두고 있다. 이 중대한 시기에 회장이 없는 비대위 체제는 재정 확대, 국가대표팀 지원 강화 등을 위해 제대로 된 구상이나 실행을 할 수가 없다.

<6> 우리는 작금의 사태와 혼란, 무기력 상태를 그나마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서는 서병문 회장이 하루 속히 복귀해 원래 계획했던 행정·재정적 문제들을 풀어가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4개월이 넘도록 회장 공백이 지속된 상황에서 항고심 판결 이후 후임 회장 선거까지 실시하게 될 경우 몇 달이 더 걸릴 지 모를 일이다. 회장 선거 과정에서 또 다른 파벌 싸움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협회가 엉망이 된 상태에서 후임 회장 후보자가 더 재력이 좋고 능력 있는 사람이 나올 지도 극히 의문이다.

설사 후임 회장이 선출된다고 해도, 이번 사건이 전례가 되어 대의원들이 마음에 안들면 언제라도 또다시 집행부 해임을 시도할 수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배구계는 물론 체육단체 전체에 미칠 부작용은 불을 보듯 뻔하다.

<7> 우리는 항고심 재판부가 상기와 같은 사정들을 깊이 고려하여 서병문 회장이 제기한 '회장 해임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하여 조속히 '승소(인용) 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린다.

2017. 5.

부산시배구협회 회장 이동형
대구시배구협회 회장 안성진
세종시배구협회 회장 김명욱
경남배구협회 회장 박태훈
경북배구협회 회장 김영석
전북배구협회 회장 신영옥
한국비치발리볼연맹 회장 우정석

대한민국배구협회 산하 7개 시도배구협회 및 전국규모연맹체 회장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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