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없다보니 다들 새가슴인 것 같네요."

러시앤캐시 김세진(39) 감독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잔뜩 묻어났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 앞에서 후회없는 혈투를 벌이긴 했지만 '거함' 삼성화재를 쓰러뜨릴 기회를 놓쳤다는 허탈감은 감출 수 없었다.

▲ 【안산=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2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러시앤캐시 vs 삼성화재 안산경기에서 러시앤캐시 김세진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13.12.22.

러시앤캐시는 2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2-3(21-25, 25-14, 25-17, 21-25, 13-15)으로 역전패했다.

먼저 첫 세트를 빼앗긴 러시앤캐시는 2,3세트에 화력을 집중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바로티와 송명근의 강타와 상대 리시브 라인을 뒤흔든 강서브는 삼성화재의 발을 묶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경기가 치열해질수록 경험 부족을 노출하며 다 잡았던 대어를 놓쳤다. 세트스코어 2-2로 맞선 마지막 5세트에서 10-7까지 달아났지만 승리는 러키앤캐시의 차지가 아니었다.

▲ 【안산=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2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러시앤캐시 vs 삼성화재 안산경기에서 러시앤캐시 송희채가 터치아웃되는 볼을 걷어올리고 있다. 2013.12.22.

김 감독은 패인으로 경험 부족을 꼽았다. V-리그 최다 우승에 빛나는 삼성화재를 상대하기엔 이제 막 첫 발을 뗀 제자들의 노련미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승부처라고 생각했을 때에는 강심장을 길러야 한다. 그런데 경험이 없다보니 새가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작전 미스는 내 잘못"이라며 선수들을 감싸면서 애정 어린 충고를 이어갔다.

▲ 【안산=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2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러시앤캐시 vs 삼성화재 안산경기에서 러시앤캐시 바로티, 김홍정, 송희채가 삼성화재 레오의 공격을 블로킹하고 있다. 2013.12.22.

김 감독은 "이긴 세트를 보면 우리가 14점과 17점을 내줬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 실력이 아니다"며 "일방적으로 이겼을 때가 더 안 좋다. 무너질 때 확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패배로 러시앤캐시는 2승11패(승점 9)로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시즌 초반과는 확 달라진 경기력으로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김 감독 역시 선수들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는 "오늘은 질 수가 없는 경기였다"고 활짝 웃은 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며 나아질 미래를 기대했다.

적장 신치용 감독 역시 러시앤캐시의 분전에 박수를 보냈다. 신 감독은 "러시앤캐시는 젊은 선수들이라 기복이 많지만 기복만 없으면 간단하지 않은 팀이다. 1,2라운드를 거치면서 경기 감각이나 노련미도 붙었다. 젊은 선수들은 하면 할수록 좋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경계했다.【안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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