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달라졌다. 최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흥국생명은 팀 컬러 개선에 성공하면서 올 시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흥국생명은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3-2(27-25, 13-25, 16-25, 25-19, 19-17)로 재역전승했다.

▲ 【인천=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30 인천 계양경기장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 vs 현대건설 인천경기에서 5세트까지 접전끝에 흥국생명 김혜진의 공격이 성공되면서 승리하자 류화석감독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2013.12.3.

첫 세트를 듀스 끝에 따낸 흥국생명은 2, 3세트를 허무하게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공격의 출발인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별다른 대응조차 하지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난 수년 간 흥국생명을 괴롭혀 온 패배 공식이 되풀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날의 흥국생명은 예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4세트를 가져간 흥국생명은 5세트 초반 2점차의 열세를 딛고 주도권을 되찾아 오는데 성공했다. 14-12에서 승부를 결정짓지 못해 불안감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무서운 뒷심으로 현대건설의 추격을 따돌렸다.

3연승을 거둔 흥국생명은 4승2패(승점 11)로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지난 시즌 6승24패(승점 22)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반전이다.

흥국생명의 3연승은 한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12월25일 GS칼텍스전 이후 3경기를 연속으로 이기기까지 무려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류화석 감독은 "정신력의 승리"라고 이날 경기를 평가했다. 류 감독은 "5경기 째 풀세트 승부를 하면서 선수들의 인내심이 길러지는 것 같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승부 근성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고 흐뭇해 했다.

흥국생명은 '높이의 팀' 현대건설의 블로킹을 8개로 묶어냈다. 양효진에게만 5차례 잡혔을 뿐 다른 선수들의 방패는 철저하게 피해갔다. 흥국생명 역시 8개의 블로킹을 잡아냈으니 높이에서 대등한 싸움을 벌인 셈이다.

▲ 【인천=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30 인천 계양경기장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 vs 현대건설 인천경기에서 흥국생명 류화석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2013.12.3.

류 감독은 "상대 블로킹에 대비해 중점적으로 연습한 것이 '어택 커버'다. 커버를 해서 공격수들의 기를 살려주자고 이야기했다. 상대 블로킹이 분명 좋았지만 우리팀이 커버를 잘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3연승의 기쁨보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쌓은 것에 더욱 의미를 부여했다. "상대가 때려도 우리가 받아 올리면 무너지게 된다"는 류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힘들겠지만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이것이 오늘 경기의 수확"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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