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과 러시앤캐시의 2라운드 첫 경기에서 각종 기록이 쏟아져 나왔다. 듀스만 31차례 가는 피말리는 접전이 만들어 낸 진귀한 기록들이다.

▲ 【인천=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6일 인천시 계양경기장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 vs 러시앤캐시 인천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한 대한항공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3.11.26.

대한항공은 26일 오후 7시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러시앤캐시와의 2라운드 첫 경기에서 3-0(25-22, 25-23, 56-54)으로 이겼다.

경기를 뛰는 선수도 지켜보는 관중도 모두 지쳐 가던 3세트 55-54의 상황, 대한항공이 리드를 잡던 순간 러시앤캐시 바로티의 후위공격을 진상헌이 블로킹으로 돌려세웠다.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가 찍힌 순간이다.

▲ 【인천=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6일 인천시 계양경기장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 vs 러시앤캐시 인천경기 3세트에서 56-54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대한항공이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2013.11.26.

대한항공과 러시앤캐시는 3세트에만 듀스를 31차례 주고 받은 가운데 59분이 흘렀다. 길었던 랠리는 56-54에서야 멈췄다. 이날의 59분은 평균 세트당 25분이 걸리는 점을 감안했을 때 한 세트를 더 치른 것과 다름없는 기록이다.

V-리그 종전 한 세트 최장 시간은 지난 2012~2013시즌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4라운드 경기(2013년 1월23일) 때 세운 48분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11차례 듀스 끝에 현대캐피탈에 34-36으로 4세트를 내주고 그날 경기도 세트스코어 2-3으로 졌다.

이날 두 팀이 주고받은 56-54 스코어도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역대 한 세트 최다 득점에도 해당한다. 남자부 종전 기록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맞붙었던 2007~2008시즌 챔피언결정 1차전 3세트에서 나온 41-39였다. 여자부는 2005~2006시즌 3라운드 KT&G와 도로공사의 1세트 42-40이 최다 득점이었다.

이날 대한항공과 러시앤캐시의 경기에서 나온 56-54는 1999년 랠리포인트제로 제도를 도입한 이후 세계배구에서 나온 한 세트 최다 득점 기록이기도 하다.

국제배구연맹(FIVB)가 인정한 종전 세계기록은 2002년 1월13일 이탈리아 세리에A 브레방카 쿠네오와 시슬리 트레비소 경기에서 나온 54-52였다. 이날 경기는 세계기록도 2점을 갈아치웠다.

경기 후 선수와 감독은 이구동성으로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대한항공 마이클은 "56-54이라는 기록적인 점수는 배구인생에 처음이었다. 이렇게까지 갈 지 몰랐는데 마치 농구처럼 점수가 많이 났다"며 고개를 저었다. 황동일 역시 "배구하면서 이런 점수는 처음해봤다"고 전했다.

김종민 감독은 "파이널 뛰고 온 것 같다"며 길었던 승부를 짧게 표현했고,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은 "경기 후 심판에게 이날 기록은 FIVB 기록에도 없는 세계기록이라 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듀스에 접어들자 대한항공은 철저히 외국인 선수 마이클에게 의존하는 공격을 펼쳤다. 결국 끝까지 밀어붙인 끝에 승리를 맛봤다.

승장 김종민 감독은 "황동일이 상황을 보면서 공격수를 선택해 토스를 할 수 있는 과감함이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그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아직까지는 멘탈에서 본인 스스로를 못 이겨내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패장 김세진 감독은 "끝까지 마이클에게 집중이 되는 것을 알았는데, 알고도 못 막았다. 마이클의 공격 높이가 매우 높았다. 상대적으로 블로킹 능력이 떨어지는 센터라인으로는 마이클이 범실을 내는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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