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리베로 여오현(35)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대전 원정길에 오른다. 오는 24일 삼성화재와의 라이벌전이 그 무대다.
삼성화재는 여오현을 국내 최고의 리베로로 만들어준 곳이다. 실업 시절인 2000년 3라운드 1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한 여오현은 13년 간 뒤를 든든히 받치며 팀의 리그 6연패를 이끌었다.
여오현은 지난 5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라이벌팀 현대캐피탈로 이적해 배구계를 뒤흔들었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라이벌전은 여오현이 데뷔 후 처음 치르는 삼성화재와의 맞대결이다.
20일 러시앤캐시전이 끝나고 만난 여오현은 "10년 간 홈 코트에 서 있다가 반대 코트에 서면 아무래도 어색한 느낌이 들 것"이라며 삼성화재와의 라이벌전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정이 든 친정팀과의 격돌이지만 승리를 양보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여오현은 "아직 우리 팀의 실력이 상위 클래스로 올라갔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기에 좀 더 겸손하게 할 것"이라면서도 "선수가 게임에 나가면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시합에 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필승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화재 공격의 핵은 레오다. 삼성화재는 이번 경기에서도 레오를 통해 공격을 풀어갈 것이 확실 시 된다.
지난해 같은 팀에서 위력을 확인했던 여오현은 이번에는 반대 코트에서 레오를 상대해야 하는 입장이다. 물론 자신감도 있었다.
"훈련 할 때 반대편 코트에서 몇 번 받아봤지만 거의 같은 코트에서 훈련을 했다"는 여오현은 "스타일에 대해서 옆에 본 것이 있으니 그것을 참고해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이날 러시앤캐시를 3-0(25-15, 25-21, 25-19)으로 제압하고 선두에 등극했다.
김호철 감독은 "러시앤캐시가 젊은 팀이라 리듬을 타기 시작하면 무서워져 고민을 많이 했다. 다행히 리듬을 안 넘겨주면서 큰 위기 없이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안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