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대한항공은 서브의 끈을 놓치 않았다. 챔피언 삼성화재와의 개막전에서도 서브라는 확실한 색깔을 보여줬다.

▲ 【대전=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 vs 대한항공 개막경기에서 대한항공 선수들이 공격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2013.11.2.

대한항공은 2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삼성화재와의 개막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25-22, 19-25, 23-25, 25-23, 12-15)로 석패했다.

삼성화재만 만나면 유독 작아졌던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와의 역대 시즌 개막전 세 번째 맞대결에서 첫 승을 따내기 위한 카드로 장기인 서브를 들고나왔다.

'괴물 용병'이라는 상대 외국인 선수 레오를 막기 위해서는 서브리시브를 흔들어 좋은 공을 올릴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이는 '월드 리베로' 여오현의 이적과 '배구도사' 석진욱의 은퇴로 생긴 수비라인 공백과도 맥을 같이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삼성화재를 향해 총 104차례의 서브를 날려 10개를 성공시켰다. 한 경기에서 서브에이스를 10개를 만들어 냈으니 작전은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 【대전=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 vs 대한항공 개막경기에서 대한항공 신영수, 산체스, 신영수가 서브를 넣고 있다. 2013.11.2.

중심에는 새로 공들여 영입한 마이클 산체스(27)가 있었다. 산체스는 이날 시도한 21차례의 서브 가운데 6개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한 경기당 5~6개의 서브에이스를 낸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직전 시즌의 마틴이 구사한 것 만큼 강력하지는 않았지만 삼성화재의 빈 공간을 향해 구석구석 떨어지는 예리함이 돋보였다. 1세트 8-8의 상황에서 시도한 첫 번째 서브는 이강주와 레오의 사이에 떨어졌고 이어진 두 번째 서브는 네트맞고 굴절돼 행운의 에이스로 기록됐다.

두 점차로 달아난 대한항공은 분위기를 살려 1세트를 잡아냈다. 진상헌의 1세트 마지막 득점도 역시 서브에이스였다.

대한항공은 서브로 상대를 흔들어 놓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다음 전략이 없었다. 전략을 간파한 삼성화재에 승리를 내줄 수 밖에 없었다.

▲ 【대전=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 vs 대한항공 개막경기에서 대한항공 산체스의 공격을 삼성화재 레오와 지태환이 블로킹하고 있다. 2013.11.2.

기대했던 산체스는 34점으로 분전했지만 공격 성공률이 47.27%에 그쳤다. 상대 레오(45점·성공률 63.07%)와 견줘 화력과 정확도 면에서 모두 밀렸다. 결정적인 순간에 믿고 올려주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졌다.

배경에는 현저히 떨어지는 유효블로킹에 있다. 삼성화재는 총 19개의 유효블로킹을 만들어낸 반면 대한항공은 단 6개에 그쳤다. 레오를 막기 위해 스리블로킹 벽을 쌓고도 득점 찬스로 바꿔낼 수 없었다.

경기 후 김종민 감독은 "레프트 신영수의 역할 중 하나는 상대 용병을 막아줘야 하는 것인데 그렇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브는 상대와 부딪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득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이기는 하지만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고비마다 무너지는 대한항공이 승리를 챙기기 위해서는 팀 컬러인 서브를 살리는 반면 다른 부분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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