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과의 시즌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한 KGC인삼공사의 이성희 감독이 미처 떨치지 못한 지난해 악몽때문에 활짝 웃지 못했다.

이성희 감독이 이끄는 KGC인삼공사는 2일 오후 5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GS칼텍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3-1(25-21, 25-19, 22-25, 25-23)로 이겼다.

경기 후 이성희 감독은 "오늘은 용병 싸움에서 우리가 더 잘 풀리면서 승리를 거뒀다. 오늘 경기에 만족한다"며 "조이스의 경우 시즌 초반에 고전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일 것이라 믿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시즌 5승25패(승점 15)로 최하위를 기록한 KGC인삼공사가 개막전을 승리로 이끈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왕년의 명가'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한 시즌 최다연패(20연패)의 오점을 남기며 자신감이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새 시즌을 앞두고 이성희 감독도 선수들의 패배의식을 우려했다. 비록 이기긴 했지만 선수들의 모습에서 지난 날의 악몽이 묻어나오는 것을 보고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다.

그는 "이기긴 했지만 걱정스러운 부분은 작년에 대한 나쁜 기억을 떨치지 못한 것 같다. 불안감이 많다보니 국내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좋은 내용의 경기보다는 이기는 시합을 생각했다는" 이성희 감독은 "개막전에 이기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 경기 이끌어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날 승리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 "그 부분이 통제가 된다면 감히 말씀드리는데 작년보다 좋은 팀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고 공언했다.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도로공사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세터인 차희선을 내주고 도로공사 주전 세터였던 이재은과 센터 이보람을 데려왔다. 여기에 신인지명권을 도로공사에 양도해 최대어 고예림을 넘겨줬다.

센터와 세터 2명을 한꺼 번에 품으면서 한수지를 당초 센터로 돌리려 했던 계획에도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성희 감독은 "한수지는 아직 체력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한수지를 올 시즌 센터로 쪽 기용할 생각이었지만 같은 센터 자원인 이보람도 왔고 한수지 본인도 세터에 대한 포지션 욕심도 있어서 당분간 이재은과 병행해 기용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이재은과 포지션이 겹치는 한수지 역시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수지는 "포지션이 겹치면서 걱정을 많이 하는데, 우리는 마찰이 전혀 없다. 서로 솔직히 말하는 편이라 플러스 요인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성희 감독은 도로공사와의 트레이드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우리와 같이 도로공사도 만족할 것이라 생각한다. 도로공사에서 온 이재은, 이보람 모두가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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