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혼쭐이 났던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경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우려했던 여오현과 석진욱 공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며 합격점을 줬다.

▲ 삼성화재 신치용감독.【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대한항공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3-2(22-25, 25-19, 25-23, 23-25, 15-12)로 이겼다.

삼성화재는 시즌 전부터 많은 걱정을 자아냈다. 팀 수비의 핵심 2명을 잃으면서 예전만큼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월드 리베로' 여오현이 지난 시즌 현대캐피털로 팀을 옮겼고, 수비형 레프트 '배구도사' 석진욱 마저 현역 은퇴를 선언, 러시앤캐시 코치로 보직을 바꿨다.

이날 경기에서도 레오와 이강주에게 서브가 몰리면서 경기 운영에 애를 먹었다. 1세트를 내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하지만 좀처럼 칭찬에 약한 신 감독은 대체로 만족했다며 이날 승리에 합격점을 줬다.

그는 경기 후 "생각한 것보다는 괜찮게 했다. 여오현과 석진욱의 빈자리를 가장 걱정했는데 고준용과 이강주 모두가 자기 몫을 해줬다"며 만족해 했다.

이어 "이강주는 능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오현과 비교되는 것에 심리적인 부담을 떨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시간이 갈 수록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희망을 얘기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1세트부터 삼성화재의 불안한 서브리시브 부분을 집중 공략해 재미를 봤다. 새로 들어온 외국인 선수 산체스는 힘을 들이지 않는 기술적인 서브로 삼성화재를 흔들었다.

신 감독은 수비에 부담을 느낀 이강주 대신 김강녕을 적절히 교체 투입시키며 부담감을 털어내고자 했고 작전이 주효했다.

▲ 삼성화재 신치용감독.【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

신치용 감독은 "선수들이 리시브나 수비에서 실수 1개 하면 부담을 느끼게 마련이다. 여오현 같은 내공이 있는 선수는 이겨내기 마련이지만, 이강주와 김강녕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둘이 번갈아 리베로를 맡은 부분에 대한 준비를 많이 시켰다"고 설명했다.

승리의 주역 박철우와 레오 역시 여오현과 석진욱 공백은 그리 크게 느끼지 않는다고 긍정을 말했다.

박철우는 "물론 그런 영향이 아주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삼성화재라는 팀의 틀이 선수 한 두 명 빠진다고 쉽게 깨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약화된 부분 극복하려고 신경을 썼다. 시간이 지날 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오는 "여오현과 석진욱의 부재를 느꼈다기 보다는 우리만의 색깔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심리적인 안정을 느꼈다. 새로운 시스템에 신뢰가 간다"고 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있었다. 서브리시브 안정을 통해 2~3세트 따낸 삼성화재는 4세트를 다시 내주며 결국 풀세트로 끌려갔다.

신 감독은 "보통 팬들이 볼 때는 큰 공격수에서 승패가 좌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독 입장에서 볼 때는 다르다. 보이지 않는 기본에서 갈린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됐다"며 "안 해도 될 실수를 여러번 했는데 어느 팀이든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팀이 강팀이고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쉽게 승리를 놓친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개막전을 오랜만에 뛰어보는 선수들이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 부상 선수들이 많았고 잔잔한 미스가 패인의 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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