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을 앞둔 여자 프로배구 6개 구단이 저마다의 논리를 앞세워 '챔피언 등극'을 자신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시티 2층 세쿼이아&파인룸에서 NH농협 2013~2014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IBK기업은행의 통합우승으로 2012~2013 시즌이 마무리된 지 7개월이 흘렀다. 각 팀들은 지난 시즌 거머쥔 성적표에 따라 사뭇 다른 시간을 보내왔다.
하지만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가 흘린 땀은 똑같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들이 세운 목표는 단 한 가지, 리그 우승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기업은행에 1승3패로 져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던 GS칼텍스의 이선구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우승 9부 능선'까지만 올라갔지만 올해는 반드시 정상에 오를 생각이다"며 "비시즌 동안 전 선수단이 지난 시즌 2위를 했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땀을 흘리며 꾸준히 기량을 발전시켰다. 좋은 경기를 통해 우승에 목말라 있는 홈팬들을 다시 경기장으로 불러 모으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 KGC인삼공사의 이성희 감독은 "새 시즌 각오를 한 마디로 표현하고 싶다. 기적을 만들어보겠다"며 "모든 팀들이 열심히 준비했겠지만 우리는 지난 시즌 아픔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절실함이 더욱 크다. 감독으로서 이번 시즌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꼴찌의 반란'을 예고했다.
3년 연속(2009~2012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다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던 현대건설의 황현주 감독은 "한동안 빠짐없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갔는데 지난 시즌 연속 진출 기록이 깨져 아쉬웠다"며 "6개 구단이 모두 그렇겠지만 우리 역시 우승을 위해 철저히 준비를 해왔다. 말로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시즌 시작 후 코트에서 달라진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경기 내·외부적으로 부침이 많았다. 명가 재건을 꿈꾸고 있는 류화석 감독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반드시 플레이오프에 갈 것이다. 만약 그 목표를 이룬다면 우승에도 도전해보겠다"며 "하위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이 훈련 기간 동안 나타났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땀을 흘렸다. 흘린 땀은 곧 경기장에서 성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땀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막내' 서남원 도로공사 감독은 "지난 한국배구연맹(KOVO)컵 때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당시 시련을 겪으며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며 "여자부에서는 도로공사를 빼고 모두 우승 경험을 갖고 있다. 이 점이 정말 아쉽다. 올해 도로공사를 우승팀 대열에 합류시키도록 하겠다. 즐기면서 하는 배구를 만들겠다"고 선배들을 향해 당찬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디펜딩 챔피언' 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은 "지난 시즌은 정말 행복했다. 우리는 그 행복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며 "정상을 지키는 게 아니라 정상에 다시 도전하겠다. 나아가 올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기보다 우리 선수들에 대한 비중을 높이며 한국 배구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챔피언다운 위엄을 나타냈다.
동석한 각 팀 대표선수들도 감독들의 설전에 '지원사격'을 가했다.
정대영(GS칼텍스)은 "준우승에 머문 아쉬움을 떨쳐내기 위해 비시즌 동안 많은 땀을 흘렸다. 올해는 우리가 우승을 할 수밖에 없다"고 기선 제압에 나섰다.
임명옥(인삼공사)은 "지난 시즌 긴 연패를 당하며 많은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훈련 기간 동안 구르고 뛰며 우리는 그 어떤 팀보다 많이 성장했다. 아픔이 컸던 만큼 올 시즌 우승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고 강한 투지를 뿜어냈다.
황연주(현대건설)·김해란(도로공사)·윤혜숙(흥국생명) 등도 "올 시즌 우승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다. 반드시 목표를 이루겠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미 우승을 맛 본 김희진(기업은행)은 각오도 남달랐다.
그는 "기업은행 선수들은 밥을 많이 먹는다. 그래서 항상 배가 고프다"며 "지난 시즌 리그 통합우승과 KOVO컵 우승을 모두 차지하기는 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올 시즌에는 더 악바리같은 모습을 보이며 반드시 2연패를 달성하겠다"고 설전의 대미를 장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