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에이스, 송준호를 내세운 현대캐피탈이 분위기를 제대로 탔다.

바로 어제 라이벌 삼성화재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현대캐피탈이 이번 컵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지던 LIG손해보험 마저 탈락시키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1세트부터 지난 경기를 통해 드디어 제대로 가동되기 시작한 현대캐피탈의 승리공식이 제대로 쓰여졌다. 여오현이 명불허전의 리시브와 디그로 정확하게 세터에게 연결하면 번갈아 출전하고 있는 베테랑 세터, 권영민이 안정적인 토스를 선보인다. 그리고 그 공을 송준호를 필두로 좌,우 중앙 가릴것 없이 호쾌하게 연결시켰다.

현대캐피탈의 공격도 거칠것이 없었지만 LIG손해보험이 자랑하는 토종 양날개 이경수와 김요한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이경수는 오늘 특히 가벼운 모습을 보이면서 1세트만 8점을 쏟아부었다. 이 둘의 활약을 바탕으로 경기를 대등하게 이끌고 나간 LIG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둘이 결정적인 실책으로 1세트를 내줬다. 25대 25로 듀스에 돌입한 상황에서 이경수는 뼈아픈 서브리시브 실책을 범했다. 이어진 공격에서 김요한이 송준호에게 막히면서 결국 1세트를 현대캐피탈이 27대 25로 가져갔다.

2세트는 1세트의 재판이었다. 다른 것은 현대캐피탈의 세터가 권영민에서 최태웅으로 바뀐 것 밖에 없었다. 1세트에서 이미 8점을 올리며 지난 경기의 좋은 흐름을 그대로 가져간 송준호는 2세트에서도 6점을 득점하며 1,2세트만에 14점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송준호가 사이드에서 위력을 떨치자 중앙 공격도 원할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센터 최민호가 블로킹 2개 포함 4점을 득점하며 맹활약했다.

LIG는 포지션을 레프트에서 센터로 변경한 이강원이 상대의 속공에 전혀 따라붙지 못하며 번번히 실점했지만 1세트와 마찬가지로 김요한, 이경수 양날개와 2세트 100%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한 하현용의 활약에 힘입어 또다시 세트를 듀스로 끌고나갔다. 하지만 또다시 듀스상황에서 최민호와 임동규에게 연속 블로킹 득점을 허용하며 26대 24로 패배, 두 세트 연속으로 듀스에서 세트를 내주면서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3세트 반드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LIG였지만 한번 분위기를 탄 현대캐피탈의 기세는 너무나 무서웠다. 시작하자마자 3대 0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한 현대캐피탈은 이 후 단 한번도 LIG에 리드를 내주지 않으며 3세트마저 25대 20으로 가져가면서 세트스코어 3대 0(27-25, 26-24, 25-20) 셧아웃 승리를 만들어 냈다.

현대캐피탈은 김호철 감독의 똥개에서 보배로 거듭난 송준호가 오늘도 경기 최다인 18점을 올리면서 맹활약했고 최민호가 서브에이스 한 개, 블로킹 두 개 포함 12점, 다방면으로 활약하면서 완벽한 승리를 만들었다. 여오현의 안정감은 말할 것도 없었다.

현대캐피탈은 오늘 승리로 모레 결승에서 내일 펼쳐지는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승자와 이번 여름 국내배구의 최강자를 가리게 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