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적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을 연파하고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현대건설이 B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천신만고끝에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선착했다.

세트스코어 3대 2(22-25, 25-17, 23-25, 26-24, 15-11)로 현대건설 승리.

오늘 경기는 비록 인삼공사가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하기는 했지만 전력상 현대건설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KGC는 안그래도 얇은 선수층에 센터 장영은까지 지난시즌 입은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전 6명을 채우기도 빠듯한 상황이었다. 반면 현대건설은 전력누수가 없는 상황에서 '연봉퀸' 양효진이 매 경기 최다득점을 올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1세트부터 경기는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1세트 초반부터 현대건설에서 악재가 터졌다. 양효진이 1세트 초반 착지과정에서 발목부상을 당하면서 경기에서 빠지게 된 것. 현대건설의 중앙에 큰 구멍이 뚫린 반면 인삼공사의 중앙은 이를 대신한 잇몸, 한수지가 인상적이었다. 팀의 주전 세터지만 팀 사정상 이번대회 센터로 많은 시간 출전했던 한수지는 1세트에서 팀이 기록한 8개의 유효블로킹 중 5개를 홀로 책임졌다. 결국 인삼공사가 상대가 14개의 무더기 범실을 쏟아내는 틈을 타 1세트를 가져가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양효진의 부상으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던 현대건설이었지만 2세트에서 바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양효진을 대신한 강민정이 서브로만 2, 총 4점을 올리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고 안산 출신인 김수지가 자신의 고향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반면 인삼공사는 팀 공격성공률이 20%에도 못미치며 1세트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채 세트를 내줬다.

세트스코어 1대 1로 맞선 상황에서 인삼공사는 한수지가 또다시 활약하면서 다시 한번 리드를 잡았다. 자신의 본래 포지션인 세터로 돌아온 한수지는 안정적인 볼배급뿐만 아니라 블로킹 한개 포함 4득점을 올렸다. 팀의 주포인 백목화도 고비마다 득점을 성공시키며 3세트 총 6득점으로 활약했다. 현대건설은 김수지와 황연주가 10점을 합작하며 세트를 대등하게 이끌고 나갔지만 세트포인트 상황에서 터진 한수지의 센스넘치는 밀어넣기에 세트를 내주며 이번 대회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4세트 들어서도 인삼공사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인삼공사는 현대건설에 무려 16개의 유효블로킹을 당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꿋꿋하게 경기를 대등하게 끌고나갔다. 결국 23대 23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백목화의 서브에이스가 터지면서 매치포인트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마지막 마무리가 부족했다. 경기를 끝낼수도 있는 상황에서 인삼공사는 오늘 잠잠하다가 4세트부터 터지기 시작한 정미선에게 연속해서 득점을 허용하며 아쉽게 4세트를 내주었다.

한 세트씩 치열하게 주고 받은 후 맞이한 마지막 5세트. 마지막에 웃은 쪽은 현대건설이었다. 4세트부터 감을 잡은 정미선이 계속해서 활약했고 약간의 운도 따라주며 결국 5세트를 가져가면서 내일 펼쳐지는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와의 준결승 경기 승자와 결승에서 맞붙게 됬다. 현대건설에서는 김수지가 15점으로 팀 내 최다득점을 책임지며 양효진의 빈자리를 매꾸었고 황연주도 14점으로 뒤를 받쳤다. 반면 인삼공사는 비록 패배하며 이번 컵대회를 마무리 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정규시즌 선전을 기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