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의 역사와 함께해 온 전통의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의 준결승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물러설수 없는 승부를 펼쳤다.

또한 각 팀에서 리더역할을 수행해온 여오현과 이선규가 유니폼을 갈아입고 처음 만나는 만큼 관심이 증폭되는 경기였다.

오늘 경기에 앞서서 신치용 감독은 인터뷰에서 라이벌전인 만큼 특별히 준비한게 있냐는 질문에 "최근 세 번의 결승전에서 대한항공과 계속해서 붙은 만큼 라이벌은 대한항공이다." 라고 간접적으로 오늘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 자신감은 1세트에서 바로 플레이로 나타났다.

지난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자신감이 부족한 보이며 무기력하게 패배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공격도 잘 풀렸고 대한항공과의 경기 내내 단 4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던 블로킹득점도 1세트에서만 5개나 해냈다.

전반적으로 팀이 좋은 모습을 보인 가운데서도 박철우는 단연 빛났다. 박철우는 1세트에서 블로킹 2개 포함 8득점을 올리면서 팀의 25대 22 승리를 견인했다.

삼성화재가 대한항공과의 경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 반면에 현대캐피탈의 경기력은 지난 대한항공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끈끈한 수비와 윤봉우의 높이를 바탕으로 스코어를 비슷하게 맞춰가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양날개에서 범실이 나오면서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2세트 막판까지도 이런 양상은 바뀌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리드를 잡을 수 있는 찬스마다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계속해서 삼성화재에 끌려갔다.

하지만 2세트 후반들어 드디어 현대캐피탈의 공격집중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끈질긴 추격으로 듀스를 만든 현대캐피탈은 범실이 바로 패배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높은 공격성공률을 보이면서 기어이 30대 28로 2세트를 가져갔다.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 현대캐피탈의 젊은 날개 공격수들은 3,4세트 들어서도 비상을 멈추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의 2년차 송준호와 4년자 박주형이 3세트에서만 각 각 8점, 6점 총 14점을 합작하면서 박철우가 버틴 삼성화재를 25대 21로 눌렀다.

현대캐피탈의 기세는 4세트 들어서 더욱 거세졌다. 그 중심에는 어김없이 송준호, 박주형 양날개가 있었다. 3세트에서 다득점을 합작했던 둘은 또 다시 12점을 합작하며 팀의 25대 19 승리를 이뤄냈다.

현대캐피탈이 세트스코어 3대 1(22-25, 30-28, 25-21, 25-19)로 승리하며 26일 LIG손해보험과 준결승전을 치루게 됬다.

오늘 현대캐피탈의 양날개 송준호와 박주형은 나란히 프로데뷔 후 개인 최다인 24점, 21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여오현 역시 명불허전의 수비력을 선보이며 묵묵히 팀을 이끌었다.

반면 삼성화재는 지난 경기에서 부진했던 박철우가 25점을 올렸지만 패배하며 컵대회 징크스를 극복하는데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