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13시즌 V-리그에서 최하위에 그친 KGC인삼공사가 한층 끈끈해진 모습으로 2013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에 새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인삼공사는 23일 경기 안산시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부 B조 조별리그에서 한국도로공사의 추격을 3-2(25-22, 17-25, 25-20, 16-25, 15-12)로 따돌렸다.

▲ 【안산=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3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안산.우리카드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vs KGC인삼공사 경기에서 인삼공사 유미라의 공격을 도로공사 김선영이 블로킹하고 있다.2013.07.23.

세트스코어 2-2로 맞선 5세트를 1-6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던 인삼공사는 무서운 뒷심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인삼공사는 도로공사를 2연패로 몰아 넣으면서 25일 IBK기업은행과의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4강행을 확정했다.

인삼공사는 지난 4월 끝난 V-리그에서 5승25패(승점 15)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던 몬타뇨가 팀을 떠났고 장소연과 김세영, 한유미 등 우승 멤버들이 한꺼번에 은퇴를 선언하면서 심각한 우승 후유증을 겪었다. 게다가 몬타뇨 대체 선수로 선발한 드라간은 태업 논란을 불러오며 두 경기 만에 고향으로 돌아갔고 대체 외국인 선수 케이티 역시 기량 미달로 속을 썩였다.

시즌이 끝난 뒤 인삼공사는 재도약을 위해 칼을 갈았다. 결실을 맺으려면 땀을 흘려야 한다는 기본 중의 기본을 잊지 않았다. 고된 연습을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렸고 이 과정에서 숨어있던 진주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프로 2년차 레프트인 최수빈은 이날 이연주와 함께 팀내 최다인 19점을 몰아내며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 시즌 23경기에서 44점을 올리는데 그쳤던 최수빈은 업그레이드된 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 【안산=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3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안산.우리카드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vs KGC인삼공사 경기에서 인삼공사 최수빈의 공격을 도로공사 황민정과 하준임이 블로킹하고 있다.2013.07.23.

최수빈이 분전하자 백목화, 이연주의 공격도 위력을 발휘했다. 얇은 선수층으로 가동 인원이 10명에 불과했지만 한 발을 더 뛰는 플레이로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성희 감독은 "지난해에는 선수도 잘 안 갖춰져 있었고 외국인 선수로 제역할을 해주지 못해 어려웠다. 그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대신 준비를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 【안산=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3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안산.우리카드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vs KGC인삼공사 경기에서 인삼공사 이성희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2013.07.23.

그는 "현재 정상적인 팀 운영이 아니라 선수들이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역으로 말하면 더 안 좋은 경기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했던 것이 잘 됐다"고 덧붙였다.

백목화는 "어차피 지난 시즌은 2년 후를 내다본 시합이었다.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였다. 분위기는 괜찮았다"며 "바닥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해 더욱 열심히 했다. 훈련 강도는 더 세졌다. 몸을 많이 굴렸고 공도 많이 때렸다"고 귀띔했다.

구단의 당근정책은 선수들의 패배 의식 탈출에 크게 한 몫 했다. 인삼공사 선수 대부분은 지난해 보다 상승된 금액으로 연봉 계약을 마쳤다. 팀이 최하위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이 감독은 "안 좋은 여건에서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구단이나 임원들에게 잘 비춰진 것 같다"며 "어차피 프로는 연봉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열심히 하면 돌아오는 것도 많다는 것을 선수들이 느꼈을 것"이라고 웃었다. 【안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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