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회장 부임 후 배구단 인수 의사 사실상 철회

다 된 줄 알았던 남자프로배구 드림식스 인수 작업이 우리카드의 말 바꾸기로 인해 위기에 처했다. 신용을 첫째로 하는 금융기관의 배신에 배구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기자회견.2013.03.07.

21일 현재 우리카드는 드림식스 인수 포기라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이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구단 인수에 발 벗고 나선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이 물러나고 이순우 신임회장이 부임하면서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꿔버렸다.

우리카드는 지난 3월7일 한국배구연맹(KOVO)이 실시한 드림식스 공개입찰에서 에이앤피파이낸셜(러시앤캐시)을 밀어내고 인수 기업으로 확정됐다. 후발주자로 참여했지만 경쟁사에 비해 재무건전성이 높고 배구단 운영 의사가 강하다는 이유로 이사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3개월이 지난 현재 우리카드는 드림식스를 끌어안기는 커녕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는 중이다. 우리카드가 약속 지키기를 거부하는 이유는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다. 이는 이순우 회장이 취임일성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던 대목이다.

민영화를 위한 조직 슬림화 과정 중 만만치 않은 비용 투자가 예상되는 스포츠단을 타깃으로 정했다. 우리금융지주가 보유중인 골프단과 여자농구단과는 달리 배구단은 아직 인수 과정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순우 신임회장이 배구단 운영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졌던 사실이다. 그래도 금융기관의 특성상 극단적인 판단은 쉽지 않다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순우 회장이 최근 인터뷰를 통해 직접 배구단 운영 불과를 천명하면서 인수무산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만일 우리카드가 드림식스에서 손을 뗀다면 만만치 않은 위약금이 발생한다. 우리카드는 8월1일 이전에 인수 포기시 총 40억원의 인수자금의 150%인 60억원을 물어야 한다. 8월1일까지 포기 의사를 전달하지 않는다면 어떤 식으로든 구단을 운영해야 한다.

KOVO 관계자는 "정말로 우리카드가 운영을 할 수 없다면 계약대로 처리할 것이다. 일단 배구단을 1년 정도 운영해 본 뒤 계열사로 넘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8월1일 전에 인수를 포기하면 위약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기자회견.2013.03.07.

이 관계자는 우리카드가 인수전에서 경쟁을 펼친 러시앤캐시에 팀을 넘겨주는 방안에 대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카드에서 러시앤캐시에 팀을 넘겨주겠다는 말을 꺼낸 적은 없다. 만일 그렇게 하려고 해도 러시앤캐시는 이미 KOVO 이사회에서 창단 승인을 받은 팀"이라며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윗선에서 배구단에 내려온 지침은 없었다. 어떤 내용이 전달되던지 최대한 이른 시일내로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pyright © VolleyballKorea.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