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IBK기업은행 김희진.(2015.03.23-자료사진)

IBK기업은행이 거짓말 같은 역전승으로 챔프전 2연승을 달린데에는 센터 김희진(24)의 '각성'이 있었다. 억울함이 잠자던 그의 승부욕을 깨웠다.

IBK기업은행은 29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2014-201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3세트까지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다.

4세트는 쉽지 않았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도로공사는 19-13으로 앞서며 5세트를 예고했다. 김희진은 13-18에서 이동공격을 시도하던 중 캐치볼 반칙을 범했다. 본인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심판은 단호했다.

캐치볼 판정 이후 김희진은 완전히 달라졌다. 14-19에서 속공과 이동공격, 시간차로 3연속 득점을 올렸다. 19-19에서는 역전 득점까지 책임졌다. 24-20에서는 깔끔한 속공으로 역전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희진이 4세트에서만 올린 득점은 총 10점. 네 세트 합계 20점이다. 1차전 8점보다 12점이나 많았다.

김희진의 활약을 앞세운 IBK기업은행은 세트스코어 3-1(25-21 20-25 25-14 25-20)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질주했다.

김희진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서브 두 개 정도가 들어간 것 같은데 모두 아웃 판정을 받았다. 오늘은 손가락이 부러져라 공을 찍었는데도 캐치볼이 나왔다. 그때 열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희진은 "그 다음부터 생각이 바뀌더라. 투지가 살아났고 표정도 바뀌었다. 아마 그 판정이 없었다면 흐지부지 됐을 것"이라고 웃었다.

김희진은 추격전이 시작되기 전인 4세트 11-16에서 니콜의 후위 공격을 단독 블로킹으로 돌려세우며 심상치 않은 흐름을 예고했다. 이정철 감독은 이 블로킹을 승리의 결정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김희진은 "사실 내가 좋지 않은 버릇이 생겼다. 원래 버티는 블로킹을 했는데 언제부턴가 손을 움직이고 있더라. 그래서 이번에는 점프를 총동원해 자리를 잡고 버텼다"고 회상했다.

IBK기업은행은 원정 1,2차전을 모두 쓸어 담으면서 통산 2번째 챔프 등극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남은 세 경기에서 1승만 더하면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

김희진은 "작년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하면서 상대를 기다리니 약간 느슨해졌지만 지금은 힘겹게 올라와서 그런지 더 좋다. 극적이지 않느냐"면서 절정에 오른 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감독은 "1차전에서 부진했던 김희진이 중요할 때 완전히 살아났다"고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만일, IBK기업은행이 3차전에서 경기를 마무리 할 경우 팀 창단 후 최초로 10연승을 달성하게 된다. IBK기업은행은 6라운드 5연승과 플레이오프 2연승, 챔프전 2연승으로 9연승을 질주 중이다.

이어 이 감독은 "1차전이 끝난 뒤에는 차마 하지 못했지만 욕심을 한 번 내보고 싶다. 9연승까지는 해봤는데 이번에는 10연승을 달성하고 싶다. 욕심 같아서는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면서 3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고 다짐했다.【발리볼코리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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