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과 달리 응집력 떨어져 걱정, 챔프전 쉽진 않을 것".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삼성화재 신치용감독.2015.03.25.

8년 연속 리그 우승을 노리는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 신치용(60) 감독이 마지막 길목에서 만난 OK저축은행과 김세진(41) 감독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은 오는 27일부터 5전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 돌입한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OK저축은행은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에서 한국전력에 2연승을 거두고 삼성화재의 파트너가 됐다. OK저축은행이 챔프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감독은 24일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플레이오프가 3차전까지 갔으면 좋았을 텐데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더라"며 웃었다.

기다리는 입장에서 바라본 플레이오프는 어땠을까. 신 감독은 "두 팀이 비슷하지만 사실은 한국전력이 조금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두 팀의 플레이오프는 무척 팽팽했다. 두 경기 모두 풀세트 끝에 승부가 결정될 정도였다. 한국전력이 승기를 잡았던 순간도 여러 차례 있었다. 막판 집중력에서 앞선 OK저축은행이 웃긴 했지만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신 감독은 "사실 어제 같은 경기는 한국전력이 3-0으로 이겨도 할 말이 없었다. 다 이긴 경기를 빼앗겼다"면서 "반대로 OK저축은행 선수들의 집중력이 좋더라. 이기겠다는 절실함이 보였다"고 평가했다.

올해 챔프전은 경험과 패기의 대결로 압축된다. 주전 대다수가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경험이 있는 삼성화재는 노련미가, 젊은 선수들이 많지만 한 번 불붙으면 막기 어려운 OK저축은행은 젊은 분위기가 장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과 배구팬들은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리그 정상에 오른 삼성화재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하지만 신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백중세로 내다봤다. OK저축은행 국내 선수들의 상승세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시즌 때 한창 좋았을 때보다 전력이 떨어진 것은 우리나 OK저축은행 모두 마찬가지"라면서 "시몬이나 레오는 비슷하게 해준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국내 선수들이 얼마나 해주느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감독은 "지금 우리는 다른 팀에서 온 선수들이 많아 응집력이 예전 같지 않다. 반면 OK저축은행은 송명근과 송희채가 좋다.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누구보다 기본기를 중시하는 지도자 답게 신 감독은 챔프전에서도 서브와 서브 리시브가 우승컵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점쳤다.

OK저축은행이 플레이오프에서 시몬의 서브로 많은 재미를 본 것 같다는 말에 "우리랑 할 때는 (시몬이) 실수하기만 바라야 할 것 같다"고 웃은 신 감독은 "그래서 서브와 서브 리시브 싸움이라는 것이다. 강한 서브로 상대가 플레이를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챔프전이 주목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양 팀 사령탑들의 오랜 인연 때문이다.

20년째 삼성화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신 감독의 초반 전성기를 도운 인물이 당시 월드스타로 불리던 김 감독이다. 두 사람은 시즌 중에도 자주 만나 소주잔을 기울일 정도로 남다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신 감독은 "김세진 감독은 정말 무서운 사람이다. 석진욱 코치가 뒤를 받치고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결승전에서 (김 감독을) 만나니 정말 뿌듯하다. 만일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속은 덜 쓰라릴 것 같다"면서 어느 덧 훌쩍 커버린 제자들을 흐뭇하게 바라봤다.【발리볼코리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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