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이 오늘 애를 낳을지는 모르겠지만 복을 갖고 태어날 아이인 것 같네요."

V7 신치용 감독 "복에 겨운거죠"

"우리 딸이 오늘 애를 낳을지는 모르겠지만 복을 갖고 태어날 아이인 것 같네요."

냉철한 승부사 신치용 감독이 웃었다. 팀의 7번째 우승과 태어날 손주 생각으로 미소는 끊이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28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3-0(25-21 25-23 25-16)으로 완파했다. 삼성화재는 3전 전승으로 챔프전을 정리했다.

1995년 9월 부임해 19년째 팀을 지휘하고 있는 신치용 감독은 또 하나의 트로피를 수집했다. 프로 9시즌을 거치는 동안 7번째 우승이다.

신 감독은 "6번 연속이자 7번째 우승을 했는데 복에 겹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제 여자부 챔프전을 보고 '우리는 저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에도 태만한 모습이 없어야 한다'고 말해줬다"는 내용을 소개하며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것을 승리의 원인으로 꼽았다.

24승6패(승점 70)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오른 삼성화재는 챔프전마저 가볍게 끝냈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지만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의 적수가 아니었다.

삼성화재는 2007~2008시즌 현대캐피탈을 밀어내고 정상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챔프전 6연패를 달성했다.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 잠시 현대캐피탈에 왕좌를 내준 것을 제외하면 전 시즌 정상을 경험한 것이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1년 내내 고생을 많이 했다. 준비한 것이 결과로 이어졌다. 감독으로서 고생을 시키고 결과를 창출하지 못하면 미안한 일이다. 또 내년을 준비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었으니 더 열심히 하겠다"며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흔히들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이 말은 신 감독도 피해가진 않았다. 신 감독은 "삼성화재를 아껴주는 분들은 팀이 지는데 익숙하지 않다. 감독에게는 엄청난 부담이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삼성화재 vs 대한항공 인천경기에서 삼성화재 박철우가 공격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2013.03.28.<사진=발리볼 코리아 닷컴 김경수기자>


그럴 때마다 연습의 강도를 올렸다. 물론 선수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허점을 노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신 감독은 "결국에는 준비 밖에 없다. 훈련을 잘하기 위해서 팀을 바르게 이끌어야 한다. 감독이 선수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선수들이 따라온다"며 "내가 자신이 없으면 팀 떠난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 감독이 먼저 모범이 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지론을 설명했다.

이날은 둘째딸 신혜인씨의 출산 예정일이다. 신 감독은 내심 7번째 우승과 손주의 출산이 겹치길 바랐지만 딸의 퇴원으로 아쉽게 무산됐다. 신 감독은 "첫 아이라 조금 늦어지는 모양이다. 잘 나올 줄 알았는데…"라며 잠시 말끝을 흐렸지만 얼굴은 웃음으로 가득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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