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시즌에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쥔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레오(23)가 일찌감치 다음 시즌 잔류를 확정지었다.

MVP 레오 "감독님만 안 내보낸다면 남는다"

데뷔 첫 시즌에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쥔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레오(23)가 일찌감치 다음 시즌 잔류를 확정지었다.

▲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삼성화재 vs 대한항공 인천경기에서 승리한 삼성화재 레오에게 mvp시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신원호 kovo사무총장, 레오, 구자준 kovo총재, 김창수 삼성화재 구단주)2013.03.28.<사진=발리볼 코리아 닷컴 김경수기자>

레오는 28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대한항공에 3-0(25-21 25-23 25-16) 승리를 거둬 우승을 확정한 뒤 "내년 시즌에도 당연히 남는다"고 잔류 의사를 내비쳤다.

레오는 최근 불거진 귀화설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아서 물음표를 두고 싶다"면서도 "한국에 있는 동안 다들 잘해 주시고 지원도 많이 해주셨다. 3년이 됐든 10년이 됐든 남아있고 싶다"고 말했다.

▲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삼성화재 vs 대한항공 인천경기에서 승리한 삼성화재 레오가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2013.03.28.<사진=발리볼 코리아 닷컴 김경수기자>

내년 시즌에도 한국 무대에서 뛰느냐는 물음에 "당연하다"고 잘라 말한 레오는 "감독님이 나를 보내지 않는 이상 계속 남겠다"고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러시아 무대로 떠난 가빈 슈미트를 대신해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레오는 개막전부터 51점을 올리며 돌풍을 예고했다. 활약은 단발로 그치지 않았다.

레오는 시즌 내내 가공할 위력으로 배구판을 휘젓더니 득점(867점)과 공격성공률(59.69%), 오픈공격(55.43%), 시간차(72.29%)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챔프전에서도 무적 그 자체였다. 대한항공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도 평균 40점을 쏟아냈다.

레오는 챔프전 후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27표 중 23표를 얻어 MVP를 수상,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MVP 트로피를 안고 기자회견실에 들어선 레오는 가장 먼저 동료들을 찾았다. 그는 "MVP는 열심히 한 팀에 돌아간 상이라고 생각한다. 만족스럽다. 절대 개인적인 노력으로 받은 상이 아니다. 동료들이 희생을 해줘서 내가 대표로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삼성화재 vs 대한항공 인천경기에서 삼성화재 레오가 공격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2013.03.28.<사진=발리볼 코리아 닷컴 김경수기자>

사실 레오는 신치용 감독이 데려오려고 했던 선수가 아니었다. 다른 외국인 선수를 레오의 전 소속팀이 낚아채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데려온 이가 레오다.

레오는 혹독하기로 소문난 삼성화재의 강훈련에 적잖이 애를 먹었다. 시즌 초반에는 "더 이상을 못 하겠다"는 말을 하기 위해 감독실을 직접 찾기도 했다. 하지만 때마침 신 감독이 준비한 선물에 마음이 녹아내렸고 의지를 다져 팀에 7번째 트로피를 선사했다.

신 감독이 준비한 선물은 디지털카메라였다. 레오는 자신도 조금은 민망한 듯 "주신 선물은 잘 사용하고 있다"며 쑥스러워 했다.

레오는 가족을 아끼기로도 유명하다. 지난 1월 3년 만에 만난 어머니 앞에서는 하염없이 울었다. 이날도 우승이 확정된 뒤 어머니를 찾아 눈물을 쏟아냈다.

▲ 삼성화재 레오가 가족들과 사진촬영.

레오는 "경기에서 이기고 챔피언이 됐을 때 어머니를 바라보니 감격스러웠다. 내가 해냈다는 것을 어머니가 지켜보고 있어서 더욱 그랬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생각도 났고 굉장히 감동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신 감독은 "레오는 완전히 삼성화재화가 됐다. 이제는 왜 한국 선수들 보고 집중을 하지 않는냐고 이야기를 한다"며 "본인이 직접 에이전트한테 삼성에서 3~4년 더 있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돈을 많이 받는 것보다는 선수들과의 관계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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