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더욱 이를 악물었다.

9번 도전에 7번 우승…여전한 신치용 감독

2010년 5월, 수원 삼성 축구단 차범근 감독이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해 겨울에는 임기를 4년이나 남긴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이듬해 3월에는 농구단의 수장이 안준호 감독에서 김상준 감독으로 바뀌었다.

▲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삼성화재 vs 대한항공 인천경기에서 우승한 삼성화재 선수들이 신치용감독을 헝가레치고 있다.2013.03.28.<사진=발리볼 코리아 닷컴 김경수기자>

공통점이 있다. 모두 젊은 감독들이 베테랑들의 자리를 대신했다. 조금은 무리해 보일 수도 있는 이 시도는 삼성의 세대교체 의사를 고스란히 나타냈다. 스포츠단에는 냉기가 돌았다. 꼴찌를 달리던 배구단 분위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더욱 이를 악물었다. 팀이 최하위로 처진 마당에 지휘봉을 반납한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때에도 신 감독은 프로배구에서 가장 성공한 지도자였다.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이대로 밀려날 수는 없었다. 다시 팀을 정비한 신 감독은 4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탄 뒤 상위권 팀들을 차례로 누르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삼성화재는 2011~2012시즌에도 정상에 올랐다. 28일 막을 내린 2012~2013시즌도 마찬가지다. 삼성화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을 3연승으로 가볍게 따돌렸다. 물론 사령탑은 그대로였다.

신 감독이 삼성화재와 연을 맺은 것은 1995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전력(현 KEPCO) 코치직을 지내던 신 감독은 창단 감독 제의를 받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삼성화재에는 적수가 없었다. 김시진, 신진식 등 스타플레이어로 무장한 삼성화재는 아마도 깨어지지 않을 77연승을 달성하며 숱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삼성화재 vs 대한항공 인천경기에서 우승한 삼성화재 선수들이 신치용감독을 손을 흔들며 팬들에게 답례하고 있다.2013.03.28.<사진=발리볼 코리아 닷컴 김경수기자>

신 감독의 쾌속질주는 프로 출범 후에도 계속됐다. 신 감독은 9번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두 차례(2005~2006시즌, 2006~2007시즌)를 제외한 7번이나 정상을 밟았다. 숱한 지도자들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최고의 자리에 선 이는 언제나 삼성화재와 신 감독이었다.

신 감독은 올 시즌 우승으로 장기 집권 체제를 더욱 확고히 했다. 벌써 19년째로 김응용 감독(해태 타이거즈 18년)이 가지고 있던 단일팀 최장수 지도 기록도 갈아치웠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전설이다.

신 감독은 "우승을 6번 연속으로 7번이나 했다는 것은 복에 겨운 것이다. 선수들이 1년 내내 고생을 많이 했다. 고생하고 준비한 것이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미 모든 것을 이뤘지만 신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항상 그래왔던 일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늘 이야기 한다. 내일에도 '어제는 추억으로 갔고 또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선수들이 따라온다"고 지론을 설명했다.【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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