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 당사자인 고희진은 원정 관중석 앞에서 유니폼 안에 적혀 있던 'V7'을 보여줬다

적수가 없다…삼성화재, 통산 7번째 정상

삼성화재가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선 3세트 초반. 삼성화재가 믿기 힘든 디그에 이은 블로킹으로 6-3까지 달아났다. 블로킹 당사자인 고희진은 원정 관중석 앞에서 유니폼 안에 적혀 있던 'V7'을 보여줬다. 더 이상의 경기는 무의미했다.

삼성화재는 28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3-0(25-21 25-23 25-16)으로 완파했다.

▲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삼성화재 vs 대한항공 인천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우승이 확정되자 삼성화재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2013.03.28.<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

24승6패(승점 70)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삼성화재는 챔프전까지 3연승으로 가볍게 끝내며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2007~2008시즌 현대캐피탈을 밀어내고 정상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챔프전 6연패에 성공했다. 삼성화재는 프로배구 출범 첫 해인 2005년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실업 시절을 포함해 19년째 팀을 지휘하고 있는 신치용 감독은 또 하나의 트로피를 수집했다. 프로에서만 7번째 우승이다.

이번 우승에는 레오라는 괴물이 함께 했다. 정규리그 득점왕 레오는 챔프전 3경기에서 120점을 쏟아내며 코리안 드림을 완성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집중 견제를 뚫고 32점을 기록했다. 아빠가 되는 박철우는 13점으로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은 3년 연속 삼성화재에 막혀 정상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센터 하경민을 임대 영입해 아성에 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마틴은 19점으로 고군분투했지만 삼성화재의 조직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반드시 우승을 차지한 뒤 입대하겠다"던 김학민은 아쉬움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김학민은 14점에 그쳤다.

▲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삼성화재 vs 대한항공 인천경기에서 삼성화재 레오의 공격을 대한항공 이영택과 마틴이 블로킹하고 있다.2013.03.28.<사진=발리볼 코리아 닷컴 김경수기자>

삼성화재는 레오-박철우의 측면 공격이 살아나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18-17에서는 레오의 후위공격과 박철우의 블로킹으로 격차를 벌렸다. 22-19에서 세터 유광우가 마틴의 후위 공격을 단독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쐐기를 박았다.

대한항공은 마틴-김학민의 공격 성공률이 40%대에 그치며 애를 먹었다. 속공도 잘 통하지 않았다. 1세트는 삼성화재의 25-21 승리로 끝났다.

2세트는 레오의 독무대였다. 세터 유광우는 레오 앞에 한선수가 설 때마다 공을 배달했고 레오는 보란듯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레오의 집중력은 세트 막판 위력을 떨쳤다. 레오는 20-19에서 팀의 4득점을 홀로 담당했다. 블로킹 3명이 따라 붙었지만 물 오른 레오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삼성화재 vs 대한항공 인천경기에서 삼성화재 박철우의 공격을 대한항공 류윤식, 하경민, 마틴이 블로킹하고 있다.2013.03.28.<사진=발리볼 코리아 닷컴 김경수기자>

마지막에는 세터 유광우의 지략이 돋보였다. 유광우는 24-23에서 레오가 아닌 박철우를 활용한 작전을 지시했다. 블로킹이 레오에 쏠린 사이 박철우는 차분한 공격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레오는 2세트에서만 13점을 쓸어담았다.

흐름은 완전히 삼성화재로 넘어갔다. 삼성화재는 3세트 초반 고희진의 블로킹으로 대한항공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사기가 떨어진 대한항공은 범실을 쏟아내며 패배를 자초했다. 점수는 17-9까지 벌어졌다. 안방 관중들이 한줄기 희망을 안고 경기를 지켜봤지만 드라마는 없었다.【인천=뉴시스】

◇프로배구 역대 챔피언결정전 전적 표(남자) <시즌· 우승· 준우승· MVP순)

▲ 2005시즌 삼성화재 3승1패 현대캐피탈 김세진(삼성화재)
▲2005~2006시즌 현대캐피탈 3승2패 삼성화재 숀루니(현대캐피탈)
▲2006~2007시즌 현대캐피탈 3승 삼성화재 숀루니(현대캐피탈)
▲2007~2008시즌 삼성화재 3승 현대캐피탈 안젤코(삼성화재)
▲2008~2009시즌 삼성화재 3승1패 현대캐피탈 최태웅(삼성화재)
▲2009~2010시즌 삼성화재 4승3패 현대캐피탈 가 빈(삼성화재)
▲2010~2011시즌 삼성화재 4승 대한항공 가 빈(삼성화재)
▲2011~2012시즌 삼성화재 3승1패 대한항공 가 빈(삼성화재)
▲2012~2013시즌 삼성화재 3승 대한항공 레 오(삼성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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