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김종민 대행 "상대 컨디션도 안 좋았는데…"

결의에 찬 파이팅도 승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화재의 높은 벽을 다시 한 번 실감하며 탈락 위기에 놓인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대행은 좀처럼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2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삼성화재에 1-3(25-18 22-25 23-25 22-25)으로 졌다.

대한항공은 1세트를 25-18로 가져가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내리 세 세트를 빼앗기며 주저 앉았다. 2연패에 몰린 대한항공은 남은 3경기에서 1패만 당해도 정상 등극이 수포로 돌아간다.

김 감독대행은 "상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레오도 안 좋았다. 전체적으로 상대의 몸이 무거웠다"며 "조금만 한다면 쉽게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부담이 됐는지 실수가 나왔다. 상대가 공격을 못 해도 수비가 되면서 우리가 당황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분수령은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였다. 23-23에서 공격권을 쥐고 있던 대한항공은 믿었던 김학민, 마틴의 공격이 모두 무위로 돌아가면서 세트스코어 1-2 역전을 허용했다. 김 감독은 "3세트는 우리가 가져와야 했다. 거기서 뒤집혔던 것이 결정적"이라고 곱씹었다.

김 감독대행을 더욱 애타게 만든 것은 리시브였다. 그는 수비형 레프트 요원인 류윤식, 곽승석의 수비 불안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류윤식은 이날 공격에서 13점으로 제 몫을 해줬지만 리시브에서 여러 차례 어이없는 실수를 범했다. 주전 레프트인 곽승석은 1세트 초반부터 벤치를 늘락나락거려야 했다.

"윤식이나 승석이는 공격보다는 리시브를 해줘야 한다. 이들이 무너지면 주저 앉는다"는 김 감독대행은 "너무 부담을 가진 것 같다. 강하지도 않은 서브에 흔들리는 모습은 프로 선수로서 이해하기가 좀 어렵다"고 질책했다.

김 감독대행은 "이제 지면 끝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죽기살기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대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