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신이 아니었던 것이 오히려 잘 됐던 것 같아요."

삼성화재도, 감기몸살도 막지 못했다. 좌초 직전에 놓인 현대캐피탈의 구세주는 문성민이었다.

현대캐피탈은 1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3-1(25-22, 21-25, 25-23, 30-28) 승리를 거뒀다.

문성민은 이날 팀내 최다인 29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71.05%나 됐고, 범실은 단 1개에 그쳤다. 흠 잡을 곳 없는 경기력이었다.

클러치 능력에서는 막을 도리가 없어 보였다.

▲ 【발리볼코리아(천안)=김경수 기자】14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V리그 4라운드 남자부 현대캐피탈 vs 삼성화재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2015.01.14.

문성민은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 24-23에서 상대 블로커의 손끝을 노린 터치아웃 공격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승부가 갈린 4세트에서 문성민은 11점에 공격성공률 90.91%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냈다.

케빈의 침묵 속에 블로커들이 몰려들었지만, 11번 공격을 시도해 10번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해결사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사실 경기 전까지 문성민의 몸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일주일의 휴식으로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불청객인 감기가 문제였다.

문성민은 "이틀 전부터 감기몸살로 몸이 안 좋았다. 팀에 해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경기가 잘 됐다. 집중을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숱한 공격을 시도하면서도 범실이 1개에 그친 배경으로는 "나를 막으려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블로킹을 이용한 공격을 하려고 했다. 힘이 들어가면 블로킹에 잡히겠다는 생각에 힘을 빼고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와의 수비 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여오현과 박주형은 후위에서 레오의 강타를 여러 차례 받아냈다. 다른 선수들의 발놀림도 여느 때보다 가벼웠다. 지난 4일 우리카드전을 마치고 맞이한 일주일 여 간의 휴식기를 통해 조직력을 가다듬은 결과다.

문성민은 "레오는 블로킹으로 잡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기에 수비에서 보완하려고 했다. 훈련한 만큼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끝까지 공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 조금은 보였다"고 자평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은 심한 부침을 겪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가 부상으로 중도 퇴출된 데 이어 야심차게 시도했던 임대 트레이드가 최종 무산되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당연히 성적도 기대 이하다. 삼성화재전 승리로 4위 자리를 되찾긴 했지만,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문성민은 "우리 팀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들 매 경기가 간절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그런 생각으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발리볼코리아(천안)=김경수 기자】14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V리그 4라운드 남자부 현대캐피탈 vs 삼성화재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김호철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2015.01.14.

김호철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열심히 뛰어다닌 것이 오늘 승리의 요인"이라고 제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 감독은 이어 "(삼성화재전을 포함한) 4라운드 남은 세 경기가 올 봄을 좌우할 수 있는 경기다. (우리카드전이 끝난 뒤) 충분한 휴식도 줬고, 연습할 시간도 있어서 우리에게는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발리볼코리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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