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볼코리아(수원)=장도영 기자】 모든 스포츠에서 형제자매 사이로 이슈가 되는 선수들이 있다. 프로배구에선 한유미-한송이 자매가 대표적인 예다.

한유미와 한송이는 같은 포지션인 레프트를 맡았으며, 국내 무대에서 멈추지 않고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고 국제 대회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대한민국 대표 배구 자매라는 명칭을 얻게 됐다.

특히,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두 명 모두 대표 팀에 발탁이 됐고, 은메달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며 여자배구에서 길이 남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한유미는 2012 런던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대표 팀을 은퇴했지만, 한송이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고, 앞으로도 월드클래스 김연경과 함께 대한민국 여자배구를 이끌어갈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같이 프로배구에서 한유미-한송이 자매처럼 눈에 띄는 형제가 있다. 바로 출중한 실력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이민규와 남다른 성실함으로 최태웅-유광우를 이어 삼성화재를 이끌어갈 이민욱 세터다.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세터 이민규(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배구단), 세터 이민욱(삼성화재 블루팡스 배구단).2014.01.05.

이민규는 큰 신장과 빠른 토스웍으로 유년기 시절부터 촉망받는 유망주 세터였고 고등학교 때부터 무서운 기세로 실력이 향상되면서 청소년 대표 팀 세터로 발탁돼 꾸준히 국제무대 경험을 쌓아가며 차근차근 한 단계씩 성장해나갔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한선수(국방부)를 뒤이어 대한민국 남자 배구 대표 세터로 등극됐고,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반면, 이민욱은 형과 다르게 작은 신장으로 세터라는 포지션을 소화하기 어려운 신체조건을 가지며 수많은 배구 관계자와 팬 모두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 예상했지만, 안정된 토스웍과 남다른 성실함으로 2014-2015 남녀 프로배구 신인드래프트에서 명장 신치용 감독의 부름을 받아 최태웅-유광우를 이어 삼성화재를 이끌어갈 세터로 주목받고 있다.

프로배구에서 수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두 형제, 유년기와 청년기 시절 어떠한 성장기를 거쳐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고 도대체 그들은 누구인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가 보도록 하자.

Q.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A.안녕하세요.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삼성화재 블루팡스에서 세터를 맡고 있는 이민규, 이민욱입니다.

Q.수많은 배구 관계자와 팬들이 두 형제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

●이민규: 일단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 비록 동생과 다른 팀 소속으로 코트장에서 맞붙게 됐지만 우리의 첫 번째 목표였던 프로에 입단한 것만으로도 정말 뿌듯하다. 앞으로 팬들이 기대하시는 만큼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드리고 싶다.

●이민욱: 소감을 말씀드리기에는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점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드리고 싶다.

Q.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이민규: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님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때 시작했던 배구를 지금까지 하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왕 시작한 배구 이 분야에서만큼은 최고가 되고 싶다.

●이민욱: 초등학교 5학년 때 민규형 배구하는 것을 구경하러 체육관에 처음 발을 들였다. 그때 이후로 흥미가 생겨 자주 찾아가게 됐고, 당시 체중이 많이 나가 감량하자는 생각으로 배구를 시작했다. 살 빼려고 시작한 운동을 지금까지 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Q.배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이민규: 대학교 1학년 때 종별 선수권대회 결승전인 성균관대와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학에 입학하고 처음 나갔던 춘계대회에서 성균관대에게 3-0으로 패배하며 큰 자괴감에 빠졌다. 그 이유로 부모님께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했었는데 아버지의 설득으로 인해 다시 한번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다음 대회인 종별 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3-0 승리를 거뒀다. 이긴 것도 기뻤지만 힘든 것을 참고 악착같이 노력하다 보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깨달았던 것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때 이후로 정신적으로 많이 강해진 것 같다.

●이민욱: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수히 많지만 그래도 프로 첫 데뷔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때 정말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고, 배구를 시작하고 항상 꿈만 꾸던 프로무대에 내가 섰다는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때 느꼈던 감정은 한동안 잊지 못해 여운이 길게 남을 것 같다. 지금 이 감정을 잊지 않고 매순간 최선을 다해 언젠가는 주전으로 경기를 뛰고 싶다. 그날을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

Q.배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이민규: 작년 시즌 10연패를 기록했을 때 김세진 감독님께서 다시 한번 정신무장을 하기위해 번지점프대로 선수들을 올려 보냈다. 뛰어내릴 때 오금이 저릴 정도로 무서웠던 것도 있지만 뛰고 나서 느꼈던 쾌감이 정말 마음가짐을 바꾸게 해줘 기억에 더 남는 것 같다. 다시 뛰라고 하면 또 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웃음).

●이민욱: 딱히 에피소드라고 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 지금까지 운동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 프로에서 좋은 에피소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유년기와 청년기 시절 어떠한 훈련을 통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게 됐는가?

●이민규: 정말 나는 지도자 복이 많았던 것 같다. 학창시절 정신이 강한 편이 아니라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하지만 스승님들께서 항상 포기하지 않게 도와주셨고, 그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없었다. 이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민욱: 반복훈련을 많이 했던 것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준 원동력인 것 같다. 다른 훈련보다 반복훈련이 효과가 뛰어난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꾸준함보다 좋은 것을 없다고 하는 것 같다. 부족한 부분이 안 되면 될 때까지 노력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Q.아마배구와 프로배구의 큰 차이점과 달라진 마음가짐은 무엇인가?

●이민규: 아마배구에서는 실수를 해도 크게 승패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조금의 실수라도 범하게 된다면 흐름이 금방 바뀌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했다. 예전에는 실수를 범하고 나서 흔들렸다면 이제는 긍정적으로 이겨낸다. 그게 아마추어 때와 가장 크게 바뀐 마음가짐인 것 같다.

●이민욱: 아마배구는 실력이 부족할 시 수많은 연습과 실전 경험을 통해 보완해나가면 되지만 프로는 정말 100% 실력이다. 실력이 없다면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프로무대에서 오래 경기를 뛰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이다. 열심히 준비하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회를 절대 놓치기 싫고 꼭 잡고 싶다.

Q.아마배구와 프로배구의 매력을 각각 말한다면?

●이민규: 프로배구는 용병이 있어 파워풀하고 화려한 배구를 볼 수 있다면, 아마배구는 한국 토종 선수들로만 구축되어 있어 좀 더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배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인 것 같다.

●이민욱: 프로배구는 최고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 모여 좀 더 완벽한 경기를 볼 수 있다면, 아마배구는 잦은 실수들이 오히려 경기결과를 쉽게 예상할 수 없게 만들어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한치 앞을 알 수 없다는 점이 매력인 것 같다.

Q.서로의 장단점을 말한다면?

●이민규: 민욱이는 어렸을 때부터 토스하는 폼과 올라가는 공이 정말 예뻤다. 다른 세터들보다 신장은 작지만 안정적인 토스웍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단점은 발이 좀 더 빨랐으면 한다. 세터는 리시버들이 공을 받았을 때 재빠르게 공 밑에 자리를 잡아 토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보완했으면 좋겠다.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면 나보다 더 나은 세터가 될 것 같다.

●이민욱: 형은 신장이 크기 때문에 높은 타점에서 나가는 빠른 토스가 장점인 것 같다. 타점이 높은데 빠르기까지 하니 상대 블로커들이 속수무책으로 속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단점은 토스를 빠르게 하는 만큼 컨트롤이 미숙하다는 것이다. 또 토스를 하는 것을 보면 너무 생각이 많아 실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좀 더 단순하고 자신 있게 토스를 했으면 좋겠다.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해 대한민국 남자 대표 팀을 이끌어갈 최고의 세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Q.앞으로의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

●이민규: 현실적인 목표는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 가는 것과 세터상을 받는 것이다. 또 세터라는 포지션에서만큼은 최고가 되고 싶다. 앞으로의 꿈은 훌륭한 선수로 프로에서 오랫동안 코트장을 누벼 나중에 후배들이 롤 모델로 삼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이민욱: 잘하는 선수가 아닌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 세상에 잘하는 선수는 무수히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훌륭한 선수는 소수에 불과한 것 같다. 실력만 출중한 것이 아니라 인성도 바른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현실적인 목표는 소속팀 주전 세터로 자리 잡고 싶고, 프로무대에서 오랫동안 코트장을 누비는 선수가 되고 싶다.

Q.서로에게 한마디 부탁한다면?

●이민규: 항상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상을 당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변한다. 또 프로인 만큼 훈련이 정말 힘든데 참고 이겨내면 언젠간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멀리 보면서 열심히 노력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말로 마무리 짓고 싶다. ‘항상 형이 옆에서 묵묵히 응원한다 민욱아. 함께 성장하자!‘

●이민욱: 다치지 않고 오랫동안 함께 배구를 했으면 좋겠다. 또 부담을 가지지 말고 코트장을 누비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자체를 즐겼으면 좋겠다.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까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배구를 즐기면서 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 형이 프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을 볼 때마다 속으로 정말 뿌듯하다. 앞으로 더 성장하고 멋진 선수와 우리 형이 되어줬으면 좋겠다. ‘동생이 항상 응원한다. 우리 형 파이팅!’

Q.마지막으로 프로배구를 사랑하고 두 형제를 응원하는 수많은 배구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면?

●이민규: 항상 많은 응원이 힘이 됩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성원 보내주시면 더 좋은 경기력과 재밌는 배구로 보답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민욱: 앞으로도 저희 형제에게 많은 사랑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응원해주고 기대하시는 만큼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드리겠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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