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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나라'서 온 펠리페가 배구를 선택한 이유…"한국은 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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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3  11: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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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자"라는 말이 있다.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에서 뛰고 있는 펠리페 안톤 반데르(32·204㎝·브라질)는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V리그에서 3시즌 때 뛰고 있는 펠리페는 공교롭게도 매년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분명 능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팀들의 러브콜을 받았고, 펠리페는 "한국은 내게 운명"이라면서 "기회가 된다면 꼭 V리그에서 1~2년 더 활약한 뒤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펠리페는 올 시즌 V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팀을 이끌었던 리버맨 아가메즈(콜롬비아)의 부상 이탈 이후 제이크 랭글로이스(미국)를 데려왔지만 기대 이하의 플레이를 보였고, 개막을 앞두고 펠리페를 급하게 영입했다.

2017-18시즌 한국전력에서 V리그에 데뷔한 펠리페는 지난 시즌에도 KB손해보험의 대체 선수로 한국에서 뛰었고, 이번 시즌에는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비고 있다.

펠리페는 12일 기준 득점 3위(577점), 퀵오픈 2위(성공률 61.25%), 시간차 2위(성공률 78.26%), 공격 종합 8위(성공률 50.77%), 후위 7위(52.49%), 서브 5위(세트당 0.368개)에 이름을 올리는 등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펠리페는 "한국에 온 뒤 배구가 정말 많이 늘었다"며 "올 시즌 우리카드에서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 '가장'이 된 펠리페가 말한 러브스토리

 

브라질에서 온 펠리페는 한국행이 운명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2017-18시즌을 앞두고 트라이아웃을 통해 V리그에서 뛰게 된 펠리페는 "한국 무대는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한국식 문화를 배우면서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처음 V리그에서 뛸 때 여자 친구 나탈리아(34)와 함께였던 펠리페는 그와 결혼을 했고, 지금은 아들 베르나르도(2)와 함께 하고 있다.

펠리페는 "첫 해에는 (나탈리아가) 여자 친구로 한국에 왔고, 두 번째 시즌에는 결혼해서 임신을 했다. 이번 시즌에는 아이가 태어나서 더욱 책임감이 커졌다"고 웃었다.

큰 키에 다소 우락부락한 인상의 펠리페지만 가족 이야기가 나오니 누구보다 순한 양이 됐다.

펠리페는 2살 연상의 와이프를 18세에 처음 만났다. 상파울루 출신의 펠리페는 부인과의 첫 만남에 대해 "당시 팀 동료의 여자친구가 (와이프의)여동생이었다"며 "(와이프의 여동생이) 운전면허가 없어 경기장에 올 때마다 와이프를 볼 수 있었다. 처음 보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면서 친구가 됐고, 그렇게 12년을 만났다"고 전했다.

현재 배구선수의 길을 걷고 있는 펠리페는 "장인어른께 부인을 평생 남은 인생 동안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며 "이제 인생의 우선순위는 와이프와 아기다. 책임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펠리페는 지난해 한 손으로 아들 베르나르도를 안고 있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KOVO 영상에서 불안한 자세로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의 제목은 '아빠에게 아들을 맡기면 안 되는 이유'였다. 펠리페는 "그때는 충분히 한 손으로 안을 수 있었다"고 항변한 뒤 "지금은 너무 커버렸다. 한 손은 버겁다"고 크게 웃었다.

'사랑꾼'인 펠리페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고국인 브라질 상파울루 인근 해변가에서 멋진 결혼식을 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그는 "지금의 레게 헤어스타일도 결혼식이 끝나면 단정하게 정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펠리페는 "6월에 상파울루에서 300㎞ 정도 떨어진 해변에서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며 "지금은 배구와 (퇴근 후)아기를 샤워시키는 것만 생각하고 있지만, 틈날 때마다 어떻게 결혼식을 진행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축구보다 배구가 재미있었다"는 펠리페

 

'축구가 곧 종교'인 브라질에서 온 펠리페는 어릴 때부터 배구를 하게 된 사연도 자세히 소개했다.

3형제 중 둘째였던 그는 배구를 먼저 했던 2살 터울의 형을 따라 축구와 배구 중 선택을 하게 됐는데, "공차고 노는 것보다 배구가 좀 더 재미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10세 때부터 배구를 시작한 펠리페의 2살 어린 동생 또한 함께 운동을 했는데, 동생은 중간에 포기를 했고 가족 중 유일하게 프로 배구 선수로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출신답게 배구공을 발로 트래핑 하는 여유를 보인 펠리페는 "축구도 굉장히 좋아했는데, 그래도 발로 차는 것보다는 손으로 하는 게 좀 더 흥미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한국에서 4년째 생활하고 있는 펠리페는 V리그 생활에 누구보다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신영철 (우리카드)감독을 만나 정말 행복하다"면서 "처음 팀에 왔을 때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제는 (내가)어떤 것을 해야 하는 지 확실히 깨닫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 "절대 포기 하지 않는 선수로 기억되길"

 

펠리페는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에서도 큰 어려움이 없다. 그는 "말하는 것은 어렵지만 경기 중 배구 용어 등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며 "식당가서 먹고 싶은 음식도 어느 정도 주문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한국의 불고기와 한우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면서 "동료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몰라', '뭐라고'와 함께 한국 욕도 잘 알고 있다"며 웃었다.

배구선수로 서서히 은퇴를 고민하고 있는 펠리페는 휴식일에는 집에서 물리치료 등을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펠리페는 "미래에 대한 목표도 분명히 갖고 있다"라며 "(물리치료에 대한)자격증을 따기 위해 계속 공부하고 있다. 은퇴 후 상파울루에서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 준비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펠리페는 팬들에게 "팀을 위해 절대 포기하지 않고 뛰는 선수"로 기억되길 원한다고 했다.

펠리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하이파이브 등 팬 서비스를 하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라며 "항상 파이팅 넘치고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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