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엔 왼손잡이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 라는 격언이 있다. 이 격언을 배구 버전으로 바꾼다면 ‘2m가 넘는 장신은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 쯤 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배구에서 신장은 중요하고 특히 우리나라 같은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장신이 희귀하다.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충북 단양군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제48회 대통령배 전국 남.여 중.고 배구대회 남자고등부 경기에 출전 중인 현일고 센터 박차수와 순천제일고 센터 김상진의 모습.2014.07.17.

충북 단양에서 펼쳐지고 있는 제48회 대통령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 남고부 출전 팀 중에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할 선수가 두 명이 있다. 202cm인 순천제일고 센터 김상진과 203cm인 현일고 센터 박차수다.

이번 대통령배에 개제된 프로필 상으로 김상진의 키는 198cm다. 하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김상진의 키는 2m는 족히 넘어보였다. 김상진 본인은 “신발신고 측정하는 프로필 상 신장은 202cm인데 왜 그렇게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장이라는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김상진은 아직 갈 길이 먼 선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배구를 시작했지만 중학교를 한 학년 더 다니게 되면서 배구를 다시 시작한지는 1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아직은 자신의 신장을 잘 살리고 있지는 못하다.

특히, 블로킹능력은 신장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속공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 기본적으로 너무 마른 체형이라 공격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김상진은 현재 하체 위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체가 받쳐준 상태에서 상체를 불려야 밸런스가 맞는다는 감독, 코치선생님의 지시에 따라서다.

결국, 기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김상진에게 있어서 1년 반 정도 남은 고교생활은 본인의 배구인생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영석 같이 블로킹에 능한 센터가 돼서 성인 국가대표가 되는 김상진의 꿈도 남은 고교생활에 달려있다.

70kg에 불과한 김상진에 비해 15kg정도가 더 나가는 박차수는 육체적인 부분 뿐 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김상진 보다 더 다듬어진 느낌이다.

외모, 플레이스타일등에 있어서 여러 가지로 성균관대의 장신센터 정준혁을 떠오르게 한다. 정준혁은 주전으로 출전하진 않지만 높이가 부족할 때 교체선수로 출전해서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박차수도 정준혁 정도 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가운데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결국 장신 선수들의 고질적인 약점인 스피드 문제를 얼마나 극복해 내느냐가 승부수다.

지금은 풋워크가 좋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하지만 풋워크가 개선되고 경험이 쌓이면서 경기를 읽는 능력이 생긴다면 더 높은 곳까지 닿을 수 있는 신장을 가진 박차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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