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공격 성공률에서 42.5%-50.67%, 블로킹 5-12, 서브 득점 3-4까지 모든 면에서 태국에 밀렸다.

누적된 피로와 패배로 승리 DNA를 잃어버린 걸까. 남자배구 대표팀이 태국에마저 완패하며 제 5회 AVC(아시아배구연맹)컵에서 최하위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게 됐다. 2년 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진 대표팀을 파견해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달라진 결과다.

김남성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 대표팀은 28일 태국 나콘빠톰에서 계속된 AVC컵 7·8위 결정전에서 태국에 세트스코어 0-3(26-28, 25-17, 25-17)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조별예선 첫 두 경기였던 일본전, 호주전을 잡으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던 한국은 이후 4경기에서 1세트만 따내고 12세트를 내주는 무기력한 경기력을 노출하며 조별예선 B조 2위에서 최하위인 8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용두사미’란 사자성어가 잘 어울리는 결과다.

2016 제5회 AVC컵 남자배구 한국팀 경기모습.(사진출처=AVC).

이날 스타팅 멤버로는 세터 이승원(현대캐피탈), 라이트 조재성(경희대), 레프트 황경민(경기대), 한성정(홍익대), 센터 김재휘(현대캐피탈), 정준혁(성균관대), 리베로 이상욱(성균관대)이 나섰다. 전날 호주전과 동일한 라인업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김남성 감독은 “비록 7·8위전이지만, 이기면 이번 대회를 3승3패, 반타작을 할 수 있다. 모두 힘내자”라며 선수들을 독려했지만, 대만과 호주에 연이어 패하며 충격을 입은 선수단은 다 잡았던 첫 세트를 내준 뒤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한국은 첫 득점을 태국에 허용한 뒤 황경민의 오픈 범실, 서브에이스 허용으로 0-3으로 뒤지며 시작했다. 이후 2~3점차 열세를 보이던 한국은 12-15에서 김재휘의 속공과 이승원의 블로킹, 김재휘의 서브에이스, 상대 네트터치 범실로 단숨에 16-15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21-21에서 조재성의 공격과 서브에이스가 터지며 23-21을 만들며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24-22에서 황경민의 서브 범실과 조재성의 백어택이 상대 블로커에 가로막히며 듀스를 허용하고 말았다. 쉽게 잡아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한국은 결국 26-26에서 정준혁이 상대 블로킹이 없는 상황에서 속공을 엔드라인 밖으로 날려버리며 세트포인트를 허용한 뒤 한성정이 이단 오픈 공격까지 범실을 저질러 1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기세가 한풀 꺾인 한국은 2세트 들어 태국 블로커들에게 연이어 공격이 막히며 끌려갔다. 7-9에서 정준혁의 속공이 막힌 뒤 김인혁(경남과기대)-조재성-김인혁까지 네 번의 공격이 내리 셧아웃 당한 뒤 김인혁의 공격 범실까지 나오며 순식간에 7-14 더블스코어를 허용하고 말았다. 2세트에만 블로킹 8개를 내준 한국은 17-25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리고 말았다.

이번 대회 최하위 8위까지 남은 세트는 단 한 세트. 범실을 최소화하고 리시브와 수비, 어택커버 등 기본기부터 재정비하며 엎질러진 팀 분위기를 수습해야 했지만, 범실은 11개나 저질렀고,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되어줄 서브에이스나 블로킹 득점은 전무했다. 9-10으로 뒤진 상황에서 세터 황택의의 더블 컨택 범실이 연속 두 개 나온 장면이 아쉬웠다. 주장이자 맏형으로서 이번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주던 이승원이 1세트에 발목을 접지르는 바람에 교체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후 한성정의 3연속 공격 성공으로 13-13 동점을 만들며 최후의 저항을 해봤지만, 이후 공격 범실 5개, 서브에이스 2개 허용 등 자멸하다시피 일방적으로 밀리며 3세트마저 17-25로 내주고 이번 대회 모든 일정을 끝냈다.

이날 한국은 공격 성공률에서 42.5%(34/80)-50.67%(38/75)로 열세를 보였고, 블로킹 5-12, 서브 득점 3-4까지 모든 면에서 태국에 밀렸다. 범실도 24개로 18개에 그친 태국보다 많았다. 선수별 득점에서도 한국은 황경민만이 10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반면 태국은 세 선수나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질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경기 뒤 김남성 감독은 “선수들 본인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지친 티가 역력하게 났다.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게 아쉽다. 모든 것은 감독인 내 책임이다”라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나콘 빠톰(태국)=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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