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AVC컵 남자배구 한국대표팀 한성정(홍익대), 황경민(경기대).2016.09.23.(발리볼코리아닷컴 DB).

제5회 AVC(아시아배구연맹)컵에 출전 중인 ‘김남성호’의 기둥은 황경민(경기대)-한성정(홍익대)으로 이어지는 대학교 2학년 레프트 듀오다. 두 선수는 22~23일 열린 조별예선 B조 일본전, 호주전을 풀타임 소화하며 공격과 수비에 걸쳐 팀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남성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 대표팀은 23일 태국 나콘빠톰에서 계속된 AVC컵 조별예선 B조 2차전 호주와의 맞대결에서 레프트로서 후방에서 리시브와 수비를 전담하면서도 팀내 득점 1,2위에 오른 황경민과 한성정의 활약을 앞세워 3-0(26-24, 30-28, 25-22) 완승을 거뒀다. 전날 일본전에서 두 세트를 내준 뒤 내리 세 세트를 따내는 무서운 뒷심을 보여줬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8강 크로스 토너먼트에서 A조 하위권 팀을 만날 수 있는 고지를 점령했다.

두 경기로 드러난 ‘김남성호’의 최대 고민은 라이트 요원으로 데려온 조재성(경희대), 임동혁(제천산업고)의 부진이다. 이날 선발 라이트로 출전한 조재성은 경기 초반 2점을 올리긴 했지만, 연이은 공격 범실로 1세트 중반 임동혁과 교체되어 나갔다. 임동혁은 유일한 고교생으로 한국 배구의 미래를 짊어질 유망주로 꼽히지만, 아직은 경험 부족으로 주공격수 활약을 보여주기엔 부족한 모습이다.

두 선수가 출전한 1,2세트에 라이트에서 제대로 공격활로를 뚫어내지 못하면서 황경민과 한성정은 전위-후위 가리지 않고 리시브에 참여하면서도 주 공격수 역할까지 돌아가며 맡아야 했다. 두 선수가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전술적 비중이 워낙 크기에 김남성 감독으로서도 두 선수는 교체하지 못하고 일본전 5세트, 호주전 3세트를 모두 출전시키고 있다. 1세트에는 한성정이 팀내 최다인 6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주도했고, 2세트엔 황경민이 6점을 쓸어담았다. 두 선수의 활약이 있어준 덕분에 호주전 3-0 완승이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뒤 만난 황경민과 한성정은 서로의 고마움을 전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황경민은 “(한)성정이랑 서로 도와가며 즐겁게 플레이하려고 노력한다. 성정이가 전위일 땐 내가 더 리시브를 넓게 커버하며 성정이가 편하게 공격에 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고, 반대일 땐 성정이가 그렇게 해준다”고 말했다. 한성정도 “공격력이 뛰어난 경민이가 있어서 서로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면서 “오늘은 룸메이트인 주장 세터 (이)승원이형이 1세트에 많이 올려준 덕분에 득점을 많이 올릴 수 있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옆에서 듣던 이승원은 “제가 방배정을 짰는데, 제가 룸메이트로 성정이를 선택했죠. 이번 대표팀에 와서 처음 만났는데 정말 좋은 후배입니다”라며 거들었다. 이를 들은 한성정도 “승원이형은 제일 좋아하는 선배입니다”라며 맞장구쳤다.

황경민은 현재 허벅지와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 대표팀 트레이너에게 몸이 가장 안 좋은 선수를 물어봐도 가장 먼저 나오는 이름이 황경민이다. 황경민은 “몸이 성한 곳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어제 첫 경기를 고생 끝에 이겨서 오늘은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그래서 3-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경기대에선 제가 많은 공격을 전담하다보니 부담스러운 게 있지만, 대표팀에는 각 대학교 에이스들이 모여있다보니 제가 공격에서 풀리지 않아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부담감이 한결 덜하다”라고 덧붙였다.

대학리그에서는 3연전을 치르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렇기에 매경기 풀타임 출전해야 하는 황경민과 한성정은 체력이 달릴 법도 하다. 좀 힘들다며 약한 모습을 보인 황경민과는 달리 한성정은 “저는 괜찮아요. 아무래도 경민이는 공격을 많이 하니까 힘들거에요. 서로 도와가면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두 선수 모두 프로에서 차출되어 대표팀에 합류한 ‘맏형’ 이승원과 김재휘에게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황경민은 “확실히 프로에서 뛰던 형들이 와서 그런지 경기력이 흔들릴 때마다 다 잡아준다. 아마 대학선수들끼리 왔으면 와르르 무너졌을 순간에도 두 형이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나콘 빠톰(태국)=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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