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제5회 AVC컵 남자배구대회 한국대표팀 김인혁(경남과기대).(발리볼코리아닷컴DB-2016.09.22).

한-일전 맞대결에서는 경기 전 예상과는 달리 의외의 선수의 활약으로 이겨온 예가 많았다.

22일부터 태국 나콘빠톰에서 열리고 있는 제 5회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남자배구 대회 첫 경기 일본전도 그랬다. 경남과기대의 에이스 김인혁(21)이 맹활약을 통해 팀의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팀이 완패할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 김 감독은 라이트 자리에 팀에서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해온 김인혁을 투입했다. 1세트 라이트 자리에 선발 출전한 조재성(경희대)이 단 2점에 그치고, 고교생 라이트로 주목을 끌었던 임동혁도 2세트 선발 출장했으나 무득점에 그쳤기에 내린 과감한 결단이었고, ‘김인혁 카드’는 신의 한 수가 됐고, 김인혁은 ‘난세의 영웅’이 됐다.

1m92로 단신이지만, 스윙스피드가 빠르고 펀치력이 좋은 김인혁은 경남과기대의‘소년가장’으로 불리며 팀 공격의 50~60%를 담당하던 선수다. 높은 공격 점유율로 대학리그 정규리그 득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인혁은 귀여운 외모와 특유의 해맑은 미소와는 다르게 상대 블로킹에 닿기만 해도 코트 엔드라인 멀찍이 날아가는 대포알 스파이크로 일본 블로커들을 농락했다. 김인혁이 오른쪽에서 활로를 뚫어주면서 1,2세트에 라이트에서 공격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리시브와 공격작업을 도맡느라 과부하가 걸린 황경민(경기대)-한성정(홍익대)의 레프트 라인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김인혁은 3세트부터 5세트까지 13점을 득점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공격 성공률은 56.52%(13/23). 특히, 승부를 결정지은 5세트 11-9에서 이단 연결 두 개를 잇달아 성공시킨 장면은 이날 경기의‘백미’였다.

김인혁의 ‘깜짝활약 속에 1세트부터 5세트까지 풀타임을 소화한 황경민과 한성정은 팀 리시브의 69.32%(61/88)을 받아내며 26득점을 합작했다. 특히, 김 감독이 이번 대회 에이스로 점찍은 지난해 대학리그 신인왕 황경민은 서브에이스 2개 포함 팀내 최다인 18점을 올렸다.

경기 뒤, 김 감독은 “인혁이가 단신이라 타점은 낮지만, 공 때리는 순간의 임팩트가 워낙 좋아 공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자기 역할의 95% 이상을 해준 셈이다”라고 김인혁을 한껏 치켜세웠다. 현역 시절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했고, 현재, 김 감독의 분업 훈련 지도 시스템에 따라 측면 공격수들을 집중 지도하고 있는 이경수 트레이너 코치도 “오늘 인혁이가 보여준 활약은 최고였다. 100% 아니 200%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줬다”고 칭찬했다.

정작 김인혁은 덤덤한 표정이었다. 그는 “1,2세트를 워낙 쉽게 내줘서 팀에 보탬이 되어야겠다, 도와준다는 심정으로 코트에 들어갔는데, 이렇게 경기가 잘 풀릴 줄 몰랐다”면서 “오늘 플레이는 10점 만점에 9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예전에 라이트 포지션을 몇 번 소화해보긴 했지만, 팀에선 거의 레프트로만 활약해서 사실 불안한 감이 없진 않았지만, 이겨서 다행이다”라면서 “내 장점은 역시 펀치력이다. 남은 대회 기간 동안에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덧붙였다.【나콘 빠톰(태국)=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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