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최고의 명장은 누굴까? 총 8번의 우승을 한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다.
그렇다면, 현재 대학배구 최고의 명장은 누굴까?
다소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마 이상렬 경기대 감독을 그 자리에 놓아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이상렬 감독은 부임 첫 해인 2012년, 춘계대회에서 우승을 거뒀고, 2013년엔 춘계대회와 추계대회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다.
올 해는 주요 선수들이 대부분 프로로 전향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춘계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학배구 최고의 명장, 이상렬 감독을 2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대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학리그 경기에 앞서 만나보았다.
직접 만난 이 감독은 현역 시절, 실력만큼이나 뛰어난 외모로 많은 인기를 누렸던 그 시절 그대로였다.
특히, 돋보이는 패션센스를 칭찬하자, 반대편 인하대 벤치를 가리키며 최천식 감독이 훨씬 낫다며 손사레를 쳤다.
경기대가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이유를 묻자, 이 감독은 시스템을 강조했다.
수시로 전문가를 불러서 선수들의 몸상태를 체크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하거나, 부상의 위험이 있으면 재빠르게 조치를 취한다고 했다.
선수의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면 경기력뿐만 아니라 프로로 진출할 때도 경기대 출신 선수들을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몸 관리 외에도 대부분의 대학팀에서는 하지 않는 전력분석도 경기대가 강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대는 항상 자신들의 경기를 녹화한다. 오늘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력분석에 대해 말하면서 이 감독은 현 대학배구에 대해서 아쉬움도 털어놨다. 전력분석 같은 것들을 통해서 배구 경기의 수준이 올라갈 수 있는데 그런 세심한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마추어인 만큼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은 어렵더라도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서 경기의 수준을 높이고, 또 이것이 대학배구의 인기와 이어져 나아가 우리나라에서 배구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텐데 그런 것이 안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올 해 목표를 묻자 6강 플레이오프에 드는 것이라고 대답하며, 선수들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서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하였다.
사실, 올 시즌 경기대의 전력을 살펴보면 이 감독의 이런 말이 꼭 겸손에서 나온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춘계대회에서도 그러했듯이 이 감독이 이끄는 경기대라면 그 이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