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러시앤캐시의 돌풍이 매섭다. 역전 드라마를 쓰며 전반기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한 러시앤캐시가 당찬 후반기 출사표를 던졌다.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러시앤캐시 김세진감독, 송명근, 이민규.

러시앤캐시는 1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3-2(25-19, 23-25, 22-25, 32-30, 16-14)의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러시앤캐시는 위기 때마다 무너지는 예전과는 사뭇 달랐다. 불과 얼마 전까지 승부처에서 패배를 자소하던 장면은 온데간데 없었다.

첫 세트를 따낸 러시앤캐시는 2,3세트를 내리 내줘 벼랑 끝에 몰렸다. 4세트도 22-24까지 밀리면서 패배를 목전에 뒀던 러시앤캐시는 7차례 듀스 끝에 세트스코어 2-2를 만들었다.

마지막 세트에서는 업그레이드 된 러시앤캐시의 모습이 더욱 도드라졌다. 러시앤캐시는 5세트 14-13에서 바로티의 강타가 라인을 벗어나면서 승리를 확정 지을 기회를 날렸다.

여러 차례 반복됐던 역전패의 악몽이 재연되는 듯 했지만 러시앤캐시는 송명근의 후위 공격으로 매치 포인트에 도달한 뒤 김홍정의 블로킹으로 길었던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세진 감독은 "그동안 뒤져 있다가 역전을 했던 기회가 거의 없었다. 경기가 장시간 진행됐을 때 제대로 된 플레이를 못했는데 이겼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러시앤캐시가 8연패로 시즌을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최하위는 따 놓은 당상으로 여겨졌다. 선수단 대부분의 프로 경험이 전무했던 만큼 연승은 커녕 1승 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러시앤캐시 송명근, 이민규.

하지만 세터 이민규를 중심으로 한 세트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한 2라운드부터는 형님팀들에게 껄끄러운 존재가 됐다.

이민규는 "대학교 생활 3년 동안 4,5번 정도 밖에 안 졌다. 그렇게 많이 진 것은 배구를 하면서 처음이었다"면서 "4,5연패 때는 감독님이 기죽지 말라고 해서 괜찮았는데 7,8연패까지 하니 마음이 처지더라"며 힘겨웠던 시즌 초반을 회상했다.

러시앤캐시는 8연패 후 치른 10경기에서 절반인 5경기를 따냈다. 3승3패를 기록한 3라운드에서는 단 한 경기도 셧아웃을 당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날 LIG전에서는 처음으로 풀세트 승리의 기쁨까지 맛봤다.

최하위에 익숙하던 러시앤캐시(5승13패·승점 17)는 어느 덧 한국전력(4승14패·승점 14)을 밀어내고 6위로 도약했다. 5위 LIG 손해보험(6승12패 승점 21)과의 승점차 또한 4점에 불과하다.

후반기를 바라보는 어린 선수들의 각오는 대단했다. 이들의 머릿속은 어느 팀을 만나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패기로 가득했다.

송명근은 "젊다는 점을 믿고 대들어보겠다"면서 "전반기보다 더 미쳐볼 생각이다. 미친 사람 같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코트에서 열심히 뛰겠다"고 활짝 웃었다.

"우리는 올라갈 일 밖에 없는 팀"이라고 운을 뗀 이민규는 "요즘들어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쉬는 기간 마인트 컨트롤을 통해 다시 팀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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