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한국전력에 혼쭐났던 현대캐피탈 김호철(59) 감독이 이기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우승을 위해서는 더 닦고 조여야 한다며 정신무장을 강조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끈 현대캐피탈은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 3-2(25-21, 23-25, 18-25, 30-28, 15-13)로 진땀승을 거뒀다.

▲ 【수원=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12일 수원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 vs 현대캐피탈 수원경기에서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공격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2014.01.12.

3라운드 전승, 2라운드부터서는 9연승을 완성한 나름 의미있는 승리였지만 김호철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단순한 1승 너머 우승을 바라보는 김호철 감독이기에 부족한 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경기 후 그는 "아무래도 현재 우리 팀의 이 시스템으로는 우승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쉬는 기간 공격이라든지 흐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든지 더 닦고 조이고 기름을 쳐야지 4~5라운드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1세트를 먼저 따내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것 같던 현대캐피탈은 2~3세트를 내리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4세트를 가까스로 따내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해 승점 2점을 챙기기는 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 【수원=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12일 수원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 vs 현대캐피탈 수원경기에서 현대캐피탈 김호철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14.01.12.

김 감독은 선수들의 겉멋든 플레이가 경기를 망쳤다고 꼬집었다. 이는 범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한국전력(28개)보다 많은 31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실제적으로 해야할 일들은 잊고 멋내려는 배구를 하다보니 상대에게 말렸다. 조금만 앞서면 가릴 것 없이 저마다 멋진 플레이를 하려고 하다보니 전체적으로 리듬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아가메즈(29)에 의존하는 단순한 공격도 문제점으로 눈에 띄었다. 아가메즈는 이날 서브에이스 3개·블로킹 3개·후위공격 15개로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했다. 60%에 육박하는 공이 자신에게 몰린 상황에서도 성공률 51.32%로 45득점을 올렸다.

김 감독은 "출발은 좋았는데 2~4세트까지는 사실, 본인 리듬을 잊은 채 힘으로만 하려는 부분이 눈에 보였다"면서 "그나마 5세트에는 서브를 잘 때려줬다. 어떻게든 포인트를 만들어 주는게 에이스인 것 같다"며 절반의 만족을 드러냈다.

부상에서 돌아온 문성민(28)은 이날도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12득점으로 간신히 두 자릿 수 득점에 성공했지만 전성기만큼의 실력은 아니었다.

이에 대해 김호철 감독은 "문성민도 시들해진 것 같다. 몸이 늘어지다보니 의욕이 안 생기는 것 같다. (에이스라면)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팀 결속력을 다져줘야 하는데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며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주문했다.

그는 "권영민과 최태웅, 여오현 등 고참들도 조금 더 분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가는 현대캐피탈은 열흘 뒤인 오는 22일 삼성화재와 대결로 4라운드를 시작한다. 우승을 노리는 현대캐피탈에는 분수령이 될 중요한 경기다.

김호철 감독은 "앞으로 열흘 간 쉬는데, 그동안 선수들 체력 문제도 보완하고 선수들이 갖고 있는 기량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배구는 단체운동인 만큼 삼성화재전을 대비해 팀워크 부분을 철두 철미하게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패장 신영철 감독은 "처음에 준비한 대로 서브도 잘 되고 잘 풀어 나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안 좋은 습관들이 나오면서 졌다. 선수들이 이기는 경기를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안됐다. 그 부분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인 것 같다"고 했다.【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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