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전)광인이 용병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만큼 했다."
5연패에 빠진 한국전력의 신영철 감독이 패배의 아쉬움 속에서도 수훈 선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 감독은 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러시앤캐시와의 경기에서 1-3(26-24, 19-25, 20-25, 24-26)으로 진 뒤 "그래도 광인이가 용병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만큼의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평가를 내렸다.
그는 "광인이가 러시앤캐시에 있었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했을 것이다. 참 가슴 아픈 일"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밀로스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후 전광인 혼자서 아등바등 팀 공격을 끌고 갔지만 원했던 승리가 나오지 않자 안타까움에서 나온 말이었다.
실제로 이날 혼자서 28점을 기록한 전광인은 점수 면에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상대 바로티(28득점)에게 밀리지 않았다. 37.2%의 공격점유율 가운데서도 68.6%라는 순도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바로티(성공률 66.66%)를 능가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전광인을 뒷받침해줄 만한 선수가 나오지 않자 힘없이 5연패를 바라만 봐야 했다. 김정석과 김영래 두 명의 세터를 번갈아 기용하고도 뾰족한 공격루트를 찾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신 감독은 "(김)영래가 들어갈 때는 블로킹이 좋고, (김)정석이가 들어갈 땐 속공이 잘 되지만 두 개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며 "우리팀 세터들이 다른 팀 세터처럼 좋은 세터가 아니다. 하지만 만들어 가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 모자라는 부분은 훈련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블로킹 수에서 6-14로 밀린 것에 대해 그는 "서브 리시브가 안 됐을 때 그 다음 공격수가 때려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전)광인이 혼자서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광인이가 상대 블로커 2~3명을 놓고도 과감하게 때린 것을 보면 잘 때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꼴찌로 내려앉은 것과 관련해 신 감독은 "그것도 스스로 받아들여야 한다. 고비를 견뎌냈을 때 한 단계 도약하지, 이겨내지 못한다면 발전이 없다. 배구를 올해만 하고 그만 둘 것이 아니지 않는가"라며 더 열심히 할 것을 다짐했다.
대퇴부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이 예상된 외국인 선수 밀로스에 대해서는 "내측 대퇴부, 사타구니 쪽 부상이다. 병원에서는 2주 진단을 받았는데 원래 그 부위가 오래 간다"며 "3라운드 안에 투입하기 어려운 것으로 본다. 부상에서 복귀한다고 해도 훈련이 안 돼서 투입시키기 힘들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좋은 외국인 선수가 있으면 지금이라도 빨리 교체하고 싶을 정도"라고 덧붙이며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신 감독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해준 부분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좋은 용병이 들어오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 4~5라운드가 있기 때문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준비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