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경기를 잘 풀고도 세터들의 난조 속에 패배를 추가했다.

대한항공은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전에서 2-3(20-25, 25-23, 24-26, 25-16, 13-15)으로 졌다.

▲ 【인천=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1일 인천시 계양구 계양경기장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 vs 현대캐피탈 인천경기에서 대한항공 마이클의 공격을 현대캐피탈 아가메즈와 윤봉우가 블로킹하고 있다. 2014.01.01.

내용만 보면 대한항공이 무너질 경기가 아니었다. 대한항공은 끈질긴 수비로 현대캐피탈의 공격 성공률을 41.18%까지 끌어 내렸고 서브 에이스 싸움에서도 7-2로 우위를 점했다.

블로킹 득점에서는 12-18로 뒤졌지만 유효 블로킹에서 27-13으로 크게 앞서며 열세를 만회했다.

문제는 코트의 야전 사령관으로 불리는 세터 싸움이었다. 김종민 감독은 황동일과 백광언을 번갈아 투입했지만 끝내 해법을 찾는데 실패했다. 현대캐피탈이 흔들린 권영민을 최태웅으로 교체해 재미를 본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들의 부진은 승부처에서 더욱 아프게 다가왔다. 대한항공은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에서 24-22로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24-23에서 세터 백광언의 손을 떠난 볼이 공격을 준비하던 마이클의 키를 훌쩍 넘어가면서 어이없게 동점을 허용했다.

세트를 마칠 기회를 날린 대한항공은 3세트를 듀스 끝에 내줬고 이는 5세트 패배의 빌미가 됐다. 세터들은 이 장면 외에도 여러 차례 약속과 어긋난 토스로 공격수들을 힘들게 했다.

▲ 【인천=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1일 인천시 계양구 계양경기장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 김종민감독.2014.01.01.

경기 후 김종민 감독은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이 정도의 수비력이 나왔다면 충분히 세트스코어 3-1로 마무리 했어야 하는데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우리가 자멸한 경기"라면서 세터들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세터들이 라이트 쪽 백토스가 연습 때와 많이 다르다. 항상 똑같은 패턴으로 가다가 긴장된 상태에서 더 높게 주고 있어 공격수들이 리듬이 다 죽는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의 세터난은 주전 세터 한선수가 시즌 직전 갑작스레 군에 입대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부랴부랴 황동일과 백광언을 공격수들과 호흡을 맞추게 했지만 아직까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그럭저럭 버티던 대한항공의 한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해지고 있다. 마이클이라는 초특급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8경기 성적은 1승7패로 좋지 않다. 상위권을 맴돌던 성적이 4위까지 내려앉으면서 이제는 포스트시즌 진출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김 감독은 "세터들의 실수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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