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과 러시앤캐시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이 열린 2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 4세트 20-15 현대캐피탈 리드에서 이날 경기 최고의 함성이 쏟아졌다.

▲ 【천안=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지난 11월7일 경기에 앞서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동료선수들과 몸을 풀고 있는 현대캐피탈 문성민.2013.11.07.

현대캐피탈 문성민(27)이 홈 팬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 속에 길었던 부상 공백을 딛고 모습을 드러냈다. 벤치에 앉아있던 문성민은 임동규와 교체되면서 오랜 만에 코트를 밟았다.

문성민은 지난 6월 2013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일본전에 나섰다가 왼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을 당했다. 자신의 배구 인생에서 가장 큰 부상이었다.

8개월의 재활 치료를 거친 문성민은 시즌 처음으로 실전에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문성민은 몸이 덜 풀린 듯 첫 공격에서 김홍정의 블로킹에 가로 막혔다. 24-19에서 맘 먹고 시도한 스파이크 서브는 라인을 크게 벗어났다.

▲ 【천안=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지난 11월7일 경기에 앞서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동료선수들과 몸을 풀고 있는 현대캐피탈 문성민.2013.11.07.

문성민은 "팬들이 소리를 쳐줘서 나도 흥분했는지 정신이 없었다. 스스로 '뭘 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욕심이 과했다"며 "팬들의 호응이 반갑고 즐겁긴 했는데 기대에 못 미쳐서 부끄러웠다"고 멋쩍게 웃었다.

문성민은 복귀는 생각보다 빠른 편이다. 십자인대 파열 후 코트에 서기까지 빨라야 8개월이 소모되지만 문성민은 이를 두 달 가량 단축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문성민의 복귀 의지가 워낙 강했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재활에 매진했다. 얼마 전 패배 후 단체 회식 때도 술을 입에도 대지 않았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수술한 다른 선수들보다는 월등히 나은 것 같다. 지금은 근육 강화와 점프, 배구 감각을 익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겪는 큰 부상의 후유증은 예상보다 컸다. 문성민은 "맨 바닥에서 백어택 훈련을 할 때는 자꾸 부상 생각이 나서 리듬을 찾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지금은 트라우마에서 많이 벗어난 상황이다.

문성민이 빠진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던 현대캐피탈은 이날 경기 포함 5연승을 달리면서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선두 삼성화재와의 승점차 역시 1점 밖에 나지 않는다.

자연스레 문성민에게 기대가 쏠릴 수밖에 없다. 문성민은 중심이 되기 보다는 보탬이 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문성민은 "(송)준호도 컵대회를 치르면서 실력과 감각이 좋아졌고 (박)주형이도 훈련을 통해 보완해 나와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들어가서 팀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아닌 투입 됐을 때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호철 감독은 "지금은 우리 팀 실력이 상위권에 올라갈 정도는 아니지만 문성민이 돌아와 짜임새가 생기면 그래도 상위권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아가메즈가 체력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성민이가 복귀하면 여러 곳을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어 "다음 경기에서는 초반에 투입해 1세트를 책임지게 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3라운드가 끝나기 전까는 풀타임을 한 번 뛰게 할 것"이라고 구상을 내비쳤다.【천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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