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의 드라마 같은 역전승에는 전천후 백업 안준찬(27)이 버티고 있었다.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한국전력과 만난 우리카드는 초반 두 세트를 내줘 패배 위기에 몰렸다. 기분 좋게 2라운드를 마치려던 우리카드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리는 듯 했다.

▲ 【수원=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17일 수원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 vs 우리카드 수원경기에서 우리카드 안준찬이 공격성공시키고 박진우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13.12.17.

벼랑 끝에 몰린 우리카드를 구한 이는 안준찬이었다. 강만수 감독은 자신감 없는 공격으로 일관하던 루니 대신 안준찬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안준찬은 강 감독의 믿음에 보란듯이 부응했다. 3세트 12-11에서 오픈 공격으로 화끈하게 몸을 푼 안준찬은 고비마다 득점을 뽑아내며 우리카드의 숨통을 트여줬다.

안준찬은 24-22에서 깔끔한 오픈 공격을 꽂아 넣으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주요 임무였던 서브 리시브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4세트가 압권이었다. 안준찬은 혼자서 8점을 몰아내며 공격을 주도했다. 성공률은 무려 88.89%나 됐다. 안준찬의 분전에 힘을 얻은 동료들은 초반과는 달라진 경기력으로 세트스코어 2-2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 【수원=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17일 수원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 vs 우리카드 수원경기에서 우리카드 안준찬이 공격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 2013.12.17.

5세트에서도 5차례 공격 시도 중 4차례를 성공시킨 안준찬의 활약 속에 우리카드는 세트스코어 3-2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안준찬은 이날 팀 내 최다인 19점을 올렸다.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경기력이었다.

경기 후 안준찬은 "초반에 우왕좌왕 했는데 마지막에 경기를 잘 풀어 기쁘다. 교체로 들어가면 주로 리시브를 담당하고 (최)홍석이나 (김)정환이가 공격을 담당할 수 있게 수비에 집중하는데 오늘은 운이 좋았다. 생각대로 공격 코스를 가져간 것이 적중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웜업존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일이 많은 안준찬은 끊임없는 마인드 컨트롤이 선전에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안준찬은 "루니나 홍석이, 정환이 중 몸이 안 좋은 선수들을 보면 '이 자리에 투입되면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면서 "스타팅으로 뛰고 싶지만 불만은 없다. 투입됐을 때 내 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라운드를 마친 우리카드는 9승3패(승점 23)로 1위 삼성화재(10승2패·승점 29)에 이은 2위를 달리고 있다. 지금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첫 포스트시즌 진출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 【수원=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17일 수원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 vs 우리카드 수원경기에서 우리카드 안준찬이 서브를 넣고 있다. 2013.12.17.

"순위표를 보면 우리 팀이 위에 있어서 '이렇게 나가도 되나'라는 생각도 든다"고 웃은 안준찬은 "기록지를 자세히 보면 특별히 뒤지는 것도 없다. 서로 잘 맞춰가니 성적이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는 무릎이 좋지 않아 리시브 자세가 불안했는데 시즌이 끝나고 재활을 해서 자연스럽게 리시브를 할 수 있다. 몸상태는 프로에 온 이후 가장 좋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어렵게 승리를 챙긴 강 감독은 "첫 세트에서 이길 수 있던 것을 놓치는 바람에 .상대편의 사기가 살아서 고전했다. 루니가 별로 안 좋아 안준찬으로 교체한 것이 주효했다"고 칭찬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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