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세터 정지윤(33)의 배구인생이 꽤나 흥미롭다. 아직 생소한 정지윤은 알고 보면 8년 전인 2005~2006시즌부터 두 시즌간 GS칼텍스의 야전 사령관으로 활약한 베테랑이다.

▲ 【수원=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17일 수원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vs GS칼텍스 수원경기에서 GS칼텍스 정지윤의 경기모습.2013.12.17.

프로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려는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정지윤은 2007~2008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이숙자가 팀에 합류하면서 순식간에 자리를 잃었다.

정지윤은 실업팀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기량을 잃지 않은 정지윤에게 실업 무대는 그다지 넓지 않았다. 정지윤은 최근까지 양산시청에서 뛰며 팀에 전국체육대회 4연패를 선물했다.

지난 10월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휴가를 만끽 중이던 정지윤에게 솔깃한 제안이 들어왔다. 전 소속팀이던 GS칼텍스에서 스카우트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GS칼텍스는 이숙자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이나연까지 팀에 복귀하지 않자 그동안 눈여겨보던 정지윤에게 손을 내밀었다.

힘겹게 OK 사인을 내린 그는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는 GS칼텍스의 주전 세터로 자리매김했다.

▲ 【수원=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17일 수원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vs GS칼텍스 수원경기에서 GS칼텍스 정지윤의 경기모습.2013.12.17.

정지윤은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전에서도 맹활약했다. 안정적인 토스로 공격수들의 기를 살려줌과 동시에 현대건설 센터진의 발을 묶었다.

특히 외국인 선수 베띠와의 호흡은 찰떡궁합이었다. 정지윤에게 공을 배달받은 베띠는 이날 양 팀 최다인 28점에 공격성공률 56.25%로 펄펄 날았다. GS칼텍스는 현대건설을 1시간11분 만에 3-0(25-18 25-16 25-22)으로 완파하고 2연승을 달렸다.

정지윤은 "처음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을 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나 선생님들이 편하게 도와주고 배려해 주셔서 빨리 적응했다. 중간에 합류했다는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편하다"고 웃었다.

다시 프로 무대에 뛰어들기까지는 적지 않은 고민이 필요했다.

정지윤은 "비록 2년만 하고 나왔지만 GS칼텍스에 있을 때 참 좋았다. 다시 스카우트 제의가 왔을 때에는 무척 기분이 좋았다"면서도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 (양산에 있는)남편과 떨어져 시즌 중 만나기 어려운 것도 고민의 이유였다"고 털어놨다.

정지윤은 장고 끝에 결국 옛 소속팀의 러브콜에 응하기로 했다. 양산시청의 승낙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정지윤은 시즌이 끝나면 양산시청과의 의리를 지킬 생각이다.

정지윤은 "시즌 중 GS칼텍스에 도움을 주고 끝난 뒤에는 양산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한 상태다"며 "그래도 아직은 먼 이야기다. 지금은 팀이 우승하는 것을 많이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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