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센터 이선규(32)가 신치용 감독의 집중 조련 속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채비를 끝냈다.

▲ 【대전=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4일 대전시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 vs 현대캐피탈 대전경기에서 삼성화재 이선규가 블로킹 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 2013.11.24.

이선규는 24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라이벌전에서 알토란 같은 10득점으로 팀의 3-0(26-24, 25-22, 25-21) 완승을 이끌었다.

이선규에게는 난생 처음으로 반대 코트에서 현대캐피탈을 만난 경기였다. 영원한 현대캐피탈맨으로 남을 것처럼 보였던 이선규는 지난 6월 자유계약선수(FA) 여오현(현대캐피탈)의 보상선수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신치용 감독은 이선규를 혹독하게 다뤘다. "동네 배구 하느냐"는 말들로 자존심까지 긁었다. 물론 이선규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수단 중 한 가지였다.

신 감독의 전략은 보란 듯이 성공했다. 보상선수로 넘어온 탓에 자칫 슬럼프에 빠질 법도 했던 이선규는 아픔을 딛고 삼성화재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조금씩 제기량을 찾아간 이선규는 지태환을 밀어내고 주전 자리까지 꿰찼다.

1라운드 선두 싸움의 분수령이었던 이날 경기에서는 수차례 결정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내며 옛 동료들에게 쓰라린 1패를 선사했다. 이선규는 1세트 24-24에서 허를 찌르는 중앙 속공으로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2세트 21-20에서 아가메즈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으로 돌려세운 선수 역시 이선규였다.

▲ 【대전=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4일 대전시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 vs 현대캐피탈 대전경기에서 삼성화재 이선규의 속공공격을 현대캐피탈 최민호가 블로킹 하고 있다. 2013.11.24.

경기 후 이선규는 "현대캐피탈은 10년 간 몸담으면서 사랑도 많이 받았고 실력도 쌓았던 팀이다. 다른 팀을 상대할 때와 느낌이 다른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맡은 임무를 해야 하는 것이 내 직업이다. 빨리 잊고 다른 때보다 더욱 열심히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입단 초기 신 감독의 따끔했던 질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제는 완연한 삼성화재 멤버로 인정을 받았기에 편하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

"사실 삼성화재로 오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 감독님께서 따로 불러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데 애정을 느껴 빨리 마음을 잡았다"면서 "물론 가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트레이드를 시키기 전에 똑바로 하라는 이야기도 하신다"고 웃었다.

신 감독은 "처음에 선규가 왔을 때는 힘들 정도로 볶았다. 시즌 들어오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가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스스로 많이 변했다"며 "선규의 속공 범실이 많이 줄었다. 선수들은 스스로 느끼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데 선규가 이제 그 맛을 알았다. 골칫덩어리였는데 요즘은 귀엽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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