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주포 박철우(28)가 달라졌다. 슬로우 스타터로 애를 먹이던 예년과는 전혀 딴판이다. 칭찬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신치용 감독 역시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일 정도다.

▲ 【수원=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14일 수원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 vs 삼성화재 수원경기에서 삼성화재 박철우가 공격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2013.11.14.

박철우의 진가는 14일 한국전력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3세트를 모두 소화한 박철우는 12점으로 레오(25점)의 파트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블로킹 5개를 보탠 박철우의 활약 속에 삼성화재는 3-0(25-18, 25-16, 25-16) 완승을 거두고 2연승을 질주했다.

세 세트 모두 박철우의 손끝에서 마무리 됐다. 1세트에서 전광인을 블로킹으로 돌려세우고 마지막 점수를 올린 박철우는 2세트에서도 밀로스의 오픈 공격을 떨어뜨리고 승부를 결정지었다. 3세트에서는 한국전력 리시브 라인의 허를 찌르는 서브 에이스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장기인 공격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공격성공률은 40%로 높은 편이 아니었지만 고비 때마다 순도 높은 강타로 한국전력의 분위기를 꺾었다. 이날 활약으로 시즌 득점을 '65'로 늘린 박철우는 국내 선수 득점 1위로 등극했다.

박철우는 "비시즌 때 (유)광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삼성에서의 4번째 시즌인데 작년보다는 조금 더 몸 만드는데 치중해 시즌 초반 체력적으로 괜찮은 것 같다"고 선전의 배경을 설명했다.

▲ 【수원=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14일 수원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 vs 삼성화재 수원경기에서 삼성화재 박철우가 서브를 넣고 있다. 2013.11.14.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절박감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서른살이 되는 박철우는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 그에게는 내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공백 없이 프로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그동안 (고)희진이형이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많이 와닿는다"는 박철우는 "마지막은 아니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이번 시즌을 잘 치르고 꼭 우승까지 하고 싶다. 삼성의 정신이라는 선수들이 나갔기 때문에 그런 정신을 불어 넣어주기 위해서라도 올 시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에 대한 욕심 또한 숨기지 않았다. 그는 "뽑아주시면 열심히 하겠다. 국내에서 하니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치용 감독은 "철우가 우리 팀에서 4년째인데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것과 내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포함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공격과 블로킹 리듬이 좋다. 철우의 리듬이 좋다는 것은 우리 팀에도 큰 힘이 된다"고 사위의 활약에 만족스러워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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