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에 시즌 첫 승을 선물한 외국인 선수 엘리사 바실레바(23)는 한국생활의 어려움 속에서도 책임감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 【인천=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13일 인천시 계양경기장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 vs 도로공사 인천경기에서 흥국생명 바실레바가 공격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2013.11.13.

흥국생명은 1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3~2014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의 홈경기에서 홀로 41점을 쏟아부은 바실레바의 활약에 힘입어 3-2(21-25, 25-27, 25-22, 25-19, 15-10)로 승리, 2연패 뒤 회심의 첫 승을 거뒀다.

여자부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바실레바는 이날 블로킹 3개를 포함해 혼자서 41점을 올렸다. 양 팀을 합쳐 가장 많은 점수다. 공격 점유율 52.60%에 달하는 과부하 속에서도 41.76%를 성공시키며 맹활약했다.

경기당 평균 36.66점 이상을 내고 있는 바실레바는 지난 10일 IBK기업은행전(2-3 패) 42점을 올리고도 팀 패배로 마음껏 기뻐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41점을 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바실레바는 경기 후 "감독님이 다른 선수보다 휴식시간을 많이 배려해줘 체력적으로는 크게 힘들지 않았다. 덕분에 좋은 컨디션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승리를 감독의 공으로 돌렸다.

불가리아 국가대표인 바실레바는 194㎝의 우월한 신장을 이용한 320㎝가 넘는 높은 공격 타점과 305㎝ 이상의 블로킹 높이를 갖췄다.

레프트, 라이트를 가리지 않는 공격력에 리시브 능력까지 갖춘 전천후 공격수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현재 부상을 안고 있는 세터 조송화가 올리는 볼이 입맛에 맞지 않아 매번 30점 대 이상을 올리고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게다가 레프트 포지션이라 서브리시브까지 해야 하는 상황인 탓에 체력 소모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힘든 상황에 대해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힘들기는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라는 바실레바는 "레프트로서 리시브는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고 리시브를 제대로 할 때 더 좋은 공격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프로로서의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강조했다.

▲ 【인천=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13일 인천시 계양경기장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 vs 도로공사 인천경기에서 흥국생명 선수들이 공격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2013.11.13.

바실레바는 불가리아·이탈리아·브라질 리그를 두루 거쳐 올 시즌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3대 리그의 차이점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브라질에서도 볼 점유율이 높은 경기를 했다. 일주일에 세 번씩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한국만큼은 아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답했다. 직접적으로 불만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생활의 어려움을 에둘러 드러낸 것이다.

'복덩이' 바실레바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준 덕분에 류화석 감독은 부임 후 첫 승을 챙겼다.

류 감독은 "점유율이 높으니 본인도 힘들어 한다"며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자발적으로 리시브 훈련을 따로할 만큼 책임감이 강하다"고 칭찬했다.

류 감독은 "앞으로 세터가 안정이 되면 점차 바실레바의 점유율은 떨어질 것"이라는 말로 미안함을 애써 대신하면서도 승리를 안겨준 바실레바의 대활약에 마냥 흐뭇해 했다.【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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