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승을 거뒀지만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에게는 정식 사령탑 취임 첫 리그 승리의 기쁨보다는 무기력한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더 커보였다.

▲ 대한항공 김종민감독.【안산=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

대한항공은 5일 오후 7시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러시앤캐시와의 경기에서 3-1(25-27, 25-18, 25-22, 26-24) 역전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1세트를 듀스 끝에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린데다 세터 황동일의 토스마저 안정감을 잃어버리면서 러시앤캐시의 기를 살려줬다.

어렵게 승부를 뒤집은 4세트에도 14-19까지 뒤질 정도로 고전했다. 다행히 쿠바 국가대표 출신 마이클 산체스(등록명 마이클)의 분전과 상대 실책 덕에 풀세트를 막긴 했지만 원했던 깔끔한 승리는 아니었다.

김 감독은 "한마디로 말해 배구 수준을 많이 떨어뜨린 경기였다"고 혹평했다. "내용을 보면 솔직히 우리가 진 경기나 마찬가지"라는 평가까지 덧붙였다.

가장 크게 지적한 대목은 세터의 토스 워크였다. 주전 세터 황동일과 기자회견장에 동석했지만 김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고 충고를 이어갔다.

김 감독은 "동일이가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안전하게 하다보니 상대는 게임하기 쉬웠고 우리는 어려웠다. 배구는 6명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 하는데 세터가 흔들리니 잘 안 돌아갔다. 옆에 동일이도 있지만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 대한항공 황동일.【안산=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

황동일은 한선수의 갑작스런 군입대로 주전 세터의 자리를 꿰찼다. 오른 허벅지 근육 미세 파열을 안고 뛰는 황동일은 나름대로 분전했지만 떨어진 경기 감각을 감추기란 쉽지 않았다. 몸이 무거우니 연습 때 괜찮았던 외국인 선수 마이클 산체스(등록명 마이클)와의 호흡 또한 틀어지기 일쑤였다.

황동일은 "아무래도 2년이라는 공백이 오늘 경기에서 티가 났다. 긴장하니 몸에 쥐가 나면서 팀에 미안한 일을 만들었다"면서 "마이클에게는 연습 때 약속했던 것들을 못해줘 힘들게 했다. 좀 더 빨리 경기력을 끌어 올려야 할 것 같다"고 자책했다. 【안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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