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기업은행의 '거포' 김희진(22)이 개인 첫 트리플크라운으로 팀의 조 1위를 이끌었다.
김희진은 25일 경기 안산시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KGC인삼공사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양팀 최다인 28점을 올려 팀의 3-1(23-25, 25-10, 25-15, 25-20) 승리를 주도했다.
라이트 공격수로 나선 김희진은 블로킹 3개, 후위공격 4개, 서브에이스 3개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자신의 프로 데뷔 후 첫 번째 트리플크라운이다. 여자부 컵대회에서 트리플크라운이 나온 것은 2010년 당시 흥국생명 소속의 김연경에 이어 3년여 만이다.
일찌감치 블로킹과 후위공격에서 3개 이상씩을 달성했던 김희진은 4세트 15-12에서 세 번째 서브 에이스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경기 후 김희진은 "(서브를 하려는데)웜업존에서 선수들이 뭐라고 하는데 안 들리더라. 그런데 서브 에이스 후 선수들이 좋아해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트리플크라운을 했다더라"며 활짝 웃었다.
V-리그에서 센터로 뛰는 김희진은 외국인 선수가 없는 이번 대회에서 라이트로 활약 중이다. 그의 외도는 1주일이면 끝이 난다. 김희진은 외국인 선수가 합류하는 V-리그에서는 다시 센터로 돌아가야 한다.
김희진은 익숙하지 않는 포지션이지만 타고난 하드웨어와 배구 센스로 어색함을 지우는 중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압도적인 높이를 활용해 인삼공사 코트를 맹폭했다.
김희진은 "센터는 중간에 쉴 수 있는데 라이트는 후위 공격을 해야 해서 쉴 수가 없다. 공을 많이 때리고 싶은데 아직 라이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적어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도 "나한테는 센터와 라이트 다 맞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정철 감독은 "1세트에서 희진이를 센터로 돌리려고 했는데 라이트에서 너무 잘해줘서 그대로 놔두었다. 팀의 대포 역할을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조 1위로 준결승행을 확정한 IBK기업은행은 B조 2위인 GS칼텍스와 27일 준결승전을 치른다. 지난 시즌 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GS칼텍스는 노련한 선수들이 많아 상대하기 힘든 팀이다. 두 팀은 최근 두 차례 4세트 연습 경기를 실시했지만 모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김희진은 "연습 때 (한)송이 언니와 (정)대영 언니한테 많이 막혔다. 공격성공률이 20%대에 머물러서 실망도 많이 했다"면서 "오늘은 연습 때 고민했던 결과가 나온 것 같아서 뿌듯하다"며 준결승전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안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