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독의 복귀전은 패배로 끝이 났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어둡지 않은 미래를 확인해 준 의미있는 한 판이었다.

김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23일 경기 안산시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대한항공과 2013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렀다.

▲ 【안산=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3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안산.우리카드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대한항공 vs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김호철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2013.07.23.

문성민이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구멍이 생긴 현대캐피탈은 프로 2년차인 송준호를 라이트 공격수로 내세운 채 대한항공을 상대했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 초반 4-14로 끌려가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결과는 아쉬운 2-3(16-25, 25-21, 23-25, 25-20, 10-15) 패배.

김 감독은 "보시다시피 선수가 없다. 지금 데리고 있는 선수들로 최선을 다했다. 아무래도 시합을 안 뛰던 어린 선수들이 결정적일 때 경험 부족을 노출했다. 연습 때보다 못하다는 것이 절실히 드러났다"고 총평했다.

송준호는 1세트 초반 잔뜩 긴장한 듯 4차례 공격 기회를 모두 무산시켰다. 팀에서 가장 많은 20점을 올리긴 했지만 공격 성공률은 32.69%에 불과했다. 라이트 공격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성공률이다. 레프트 박주형 역시 14점 공격성공률 36.66%에 그쳤다.

▲ 【안산=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3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안산.우리카드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대한항공 vs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송준호가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2013.07.23.

김 감독은 두 선수에 대해 "새가슴이다. 둘 다 내가 별명을 똥개라고 지었다. 집에서는 50%를 먹고 들어가지만 밖에서는 아니다. 실제로 우리 연습장에서는 잘하는데 바깥에만 나가면 못한다"고 지적했다.

어차피 현대캐피탈은 두 선수를 중심으로 대회를 치러야 한다. 현재 가동할 수 인원 12명 중 리베로 3명과 세터 2명, 센터 3명을 빼면 가동할 전력도 없다. 두 선수는 문성민의 복귀 시점이 불분명해 다가올 차기 시즌 V-리그 초반에도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비단 지금 뿐 아니라 장래를 위해서라도 두 선수의 성장은 무척 중요하다.

김 감독은 "이런 기회가 본인들에게는 많지 않다. 선수들에게도 이야기를 했고 자신들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어차피 문성민이 돌아오면 한 선수는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면서 "그래도 팀을 생각하면 키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착실하게 기술을 쌓으면 지금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안산=발리볼코리아 김경수기자】23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안산.우리카드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대한항공 vs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여오현이 리시브를 하고 있다.2013.07.23.


지난 수년 간 수비에 약점을 보이던 현대캐피탈은 이날 비교적 안정적인 조직력으로 대한항공을 상대했다. 변화의 중심에는 여오현이 있었다.

국내 최고의 리베로로 꼽히는 여오현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대캐피탈에 합류했다. 여오현은 총 17개의 디그를 성공시키며 데뷔전을 훌륭히 마쳤다.

"수비나 서브 리시브에서 오현이 들어와 안정적으로 변해간다는 것을 오늘 경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는 김 감독은 "선수들이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뀌어 가고 있다. 우리가 수비 불안이라는 고질병을 안고 있는데 이를 고치기 위한 적임자가 여오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캐피탈을 잡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1세트를 너무 쉽게 이겨서 선수들이 방심한 것 같다. 밖에서 주의를 계속 했지만 2세트부터 여유를 부리면서 경기를 했다"며 느스했던 플레이를 꼬집었다. 【안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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